▣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한국교통연구원의 2002년 조사를 보면, 일반 성인이 걷는 평균 속도는 1초에 1.34m(시속 4.8km)로 나타났다. 노인들은 좀 느려 60대는 초당 1.16m, 70대 1.04m, 80대는 0.93m였다. 횡단보도의 녹색 신호등은 이 속도와 비슷한 초속 1m에 맞춰져 있다. 예컨대 왕복 4차로(12m)의 경우 횡단 시간이 기본적으로 12초이며, 여기에 7초를 덤으로 얹은 19초 동안에 다 건너도록 돼 있다. 미국은 초당 1.2m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오는 3월부터는 건널목에서 지금보다 천천히 걸어도 될 모양이다. 경찰청이 마련한 ‘보행자 보호 중심의 교통안전시설 설치 방안’에 건널목 보행속도 기준을 초당 0.8m로 낮추기로 한 내용이 들어 있다. 이에 따르면 왕복 4차로의 횡단 시간은 19초에서 22초(15초+덤 7초)로 3초 늘어난다. 현재 보행 속도가 초당 0.8m로 맞춰져 있는 곳은 초·중·고교 정문에서 반지름 300m 안에 있는 ‘스쿨존’뿐이다.
경찰청은 200m 간격을 유지하도록 한 건널목 사이 거리를 학교 주변이나 장애인·노약자 밀집지역, 번화가 등 보행자가 많은 곳에서는 좁히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노인복지시설 주변과 노인 통행이 많은 지역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정해, 차량 속도를 제한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2월 말까지 실태조사를 벌여 3월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보행자 중심으로 바뀌는 내용 중에는 이 밖에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오토바이의 인도 침범을 단속하고 가드레일 등 무단횡단 방지시설을 보강하는 것도 포함돼 있다. 또 차량 소통이 적은 도로를 중심으로 보행자가 직접 버튼을 눌러 신호를 바꿀 수 있는 ‘보행자 작동 신호기’(현재 1971개)를 확대 설치하는 방안도 있다. 아무렴, 차보다 사람이 우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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