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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치는통계] 489개

등록 2006-12-29 00:00 수정 2020-05-03 04:24

▣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한 달에 한 번씩 나오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에 대리운전비는 포함될까? 지금까지는 ‘아니요’였지만, 2006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12월29일 발표)부터는 ‘예’이다.
통계청은 12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때부터 기준연도를 2000년에서 2005년으로 바꾸고 조사 대상에 대리운전비, 찜질방 요금, 비데 가격, 애완동물 병원비, 스키장 이용료 등 37개 품목을 새로 넣었다. 통계청은 국민들의 소비 행태와 소비재 산업의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5년마다 소비자물가 조사 대상 품목을 바꾸고 있다.
새로 들어가는 품목이 있으니 ‘퇴출’되는 품목도 있다. 탁상시계, 카세트테이프, 서예 학원비, 필름, 전자계산기 등 22개 품목이 비운의 주인공들이다. 쇠고기와 쇠갈비는 쇠고기로 합쳐지는 등 69개 품목은 23개 품목으로 통합되고, 냉장고가 일반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로 나뉘는 등 4개 품목은 8개 품목으로 갈라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 조사 대상 품목은 현재 516개에서 489개로 줄었다.
소비자물가지수 품목에 들어가려면 해당 품목의 월평균 지출액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액에서 1만분의 1 이상을 차지해야 한다. 2005년 기준으로 185원 수준이다.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의 역사는 시대상을 오롯이 반영한다. 1970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에 흑백TV가, 1980년엔 컬러TV와 세탁기가 등장했다. 에어컨과 개인용 컴퓨터가 이름을 올린 게 1990년이었고, 2000년엔 PC방과 골프장 이용료가 포함됐다.
품목별 가중치(총액을 1000으로 하고 개별 품목이 차지하는 구성비) 변화에서도 세월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이동전화 통화료의 가중치는 10년 전(1995년) 2.2에서 33.8로 증가해 전체 품목 중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전세(66.4). 반면 1965년 195.5였던 쌀은 14.0으로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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