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이 예금자의 예금 지급 요구에 응할 수 있도록 예금총액의 일정 비율(지급준비율)을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하는 것은 한국은행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지급준비금을 쌓는 방법은 두 가지. 한국은행 당좌계정에 넣어두거나 금융기관 자체 금고에 현금(시재금)으로 쌓아두는 방법이 있다. 100만원의 예금을 받았고, 지준율이 5%라면 5만원은 한은 당좌계정이나 자체 금고에 넣어둬야 하며 나머지 95만원을 대출로 운용할 수 있다. 한은 계정에 쌓는 경우 이자는 받지 못한다. 금융기관 시재금은 모두 지준금으로 인정받는 게 아니며, 필요 지준금의 35% 한도에서 지준적립금으로 인정된다. 지준율을 높이거나 낮추는 데 따라 시중 자금이 줄거나 늘기 때문에 지준율 조정은 통화 조절 수단의 하나로 활용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월23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예금의 지준율을 5.0%에서 7.0%로 높였다. 근로자우대저축 같은 장기저축성 예금은 1.0%에서 0.0%로 낮추고, 정기예금·정기적금·양도성예금증서(CD)의 지준율은 현행(2.0%)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지준율 조정은 12월23일(12월 하반월 필요지급준비금 적립 때)부터 시행된다. 한은은 이번 조처로 평균 지준율이 3.0%에서 3.8% 수준으로 높아진다고 밝혔다. 시중 유동성이 그만큼 줄기 때문에 금리 인상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원화 예금의 지준율을 조정한 것은 1997년(인하)이 마지막이었으며, 외화예금까지 포함할 경우 2000년 이후 지준율 조정은 한 번도 없었다. 더구나 지준율 ‘인상’은 1990년 2월 이후 16년 만이다. 오랫동안 ‘장롱’ 속에 잠자던 통화조절 수단이 햇빛 속으로 나온 것은 부동산 문제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지원하겠다는 목적이란 것이다. 콜금리 인상 대신 동원된 ‘묵은 칼’이 부동산 시장 안정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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