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0101101000’은 관세청의 상품 분류상 ‘번식용 말’이다. 앞의 네자리(0101)는 ‘말, 당나귀, 노새, 버새’를 포괄하는 분류번호이며 중간 두 자리(10)는 ‘번식용’, 마지막 네 자리(1000)는 ‘말’이란 뜻이다. 가운데 두 자리가 ‘90’이라면 ‘번식용 외 기타(경주용 등)’를 일컫는다. 관세청의 상품 분류 체계는 이렇게 번식용 말을 첫 번째로 삼아 1만1261개 상품의 고유번호를 매겨놓고 있다. 제일 마지막 품목의 번호는 ‘9706009000’으로 도자기, 악기류를 뺀 나머지 ‘기타 골동품’을 뜻한다.
이런 상품 분류는 국제관세협력이사회에서 정한 국제통일상품분류시스템(HS)에 바탕을 두고 있다. HS코드는 6단위 5225개 품목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무역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여기서 확장된 품목·번호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관세 부과의 효율화를 위해 도입된 HS코드는 무역통계 작성, 전략물자 통제 등 비관세 목적에도 유용하게 쓰인다.
10월27일 막을 내린 한-미 자유무협협정(FTA) 4차 협상에서 미국 쪽은 공산품의 관세 개방안으로 미국 전체 공산품(HS 8단위) 7천 개 중 관세를 즉시 철폐할 품목으로 5500개를 제시했다고 한다. 품목 수로는 77%, 교역액 기준으로는 60%에 이르는 수준이다. 한국 쪽 공산품 관세 개방안에서는 8400개(HS 10단위) 가운데 6700개를 즉시 철폐 품목으로 제시하고 있다. 품목 수로는 80%, 교역액으로는 74.8%이다. 3차 협상 때보다는 좁혀졌다고 해도 두 나라 사이의 불균형은 여전하다. 그나마 공산품 부문에서는 균형 비슷하게라도 가는 듯 보이지만, 농산물 분야나 서비스 분야는 불투명하다. 미국의 반덤핑 절차 등 핵심 쟁점 현안의 입장차도 여전해 연내 협상 타결은 힘들어졌다는 관측이다. 12월 미국에서 열릴 5차 협상에서 핵심 쟁점의 주고받기식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하니, 눈 부릅뜨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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