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쿠데타[kudeta] 명사.
프랑스어로 Coup d’Etat(*e 위에 삐침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 대한 타격이다. 프랑스어가 쓰이는 것은 1799년, 1851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와 나폴레옹 3세가 군부 수장으로서 ‘일대 반란’을 일으킨 데서 유래한다. 무력으로 이루어지는데, 혁명과는 달리 지배 계급 내부의 단순한 권력 이동이 일어날 뿐이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쿠데타는 두 번, 5·16, 12·12가 있다.
민주화의 혁명적 전진 시기에 딱 맞춰 일어나 ‘앙시앵레짐’(구체제)으로 복귀하는 타이밍은 탁월했고 기법은 글로벌 스탠더드했다. 나폴레옹이 권력을 잡은 뒤 투표를 실시하여 스스로 권좌에 오른 것처럼 대한민국 두 번의 쿠데타도 군부 수장이 투표를 실시해 정당성을 부여했다.
9월25일 끝나는 강풀의 ‘미디어 다음’ 연재작 은 광주 민주항쟁을 소재로 한 만화다. 대기업 회장 김갑세는 2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뒤 중요한 결심을 한다. 그는 26년 전 광주에 계엄군으로 내려가 시민들을 죽인 죄책감에 시달렸고 학살의 책임자 ‘그분’을 단죄하기 위해 광주항쟁 희생자 자녀들을 모은다. ‘그분’의 경호실장까지도 피해자로 그려지지만, 얼굴의 특징적인 면을 살려 그려 사실성을 더하는 ‘그분’은 ‘절대악’의 존재다. 만화 연재를 계기로 인터넷에서는 5·18을 다시 재판해야 한다는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풀은 “모방 범죄나 인터넷 서명운동 같은 것들을 기대하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그냥 5·18을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른 모양. 타이에서는 9월19일 탁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군부 세력이 정권을 장악했다. 쿠데타의 불똥은 엉뚱한 곳으로 튀었다.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튀는 언행과 언론과의 전쟁 등 탁신 총리의 통치 스타일은 여러 가지 면에서 노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노무현 정권은 이번 타이의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 쿠데타 관련 기사 아래에는 “군부는 뭐하나. 정권을 뒤집어엎어야 한다”는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기억’이 없는 26살보다 어린 사람들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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