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괴물[komul] 명사.
사람도 되고 물체도 되고 살아 있기도 하고 죽어 있기도 하고 크기도 하고 작기도 한 도통 알 수 없는 ‘거시기’. (사전에 따르면) 괴이한 물체 혹은 괴상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른다.
영화를 통해 공개된 괴물은 술안주 골뱅이를 닮았다. 눈을 희번덕거릴 땐 @@로 보였다. 바다 골뱅이를 민물 골뱅이로 만든 것(at, @)은 미군의 명령으로 한강에 버린 포름알데히드(그 끝없는 열병은 카투사도 어쩔 수 없이 ‘까라면 까’는 군대임을 환기시킨다)였다.

영화는 2000년의 ‘미군의 독극물 방류 사건’만을 인용한 게 아니라, ‘작통권’에 대한 내용도 담고 있다. 비상사태에 접한 한강 주변을 통제하는 것은 죄다 미군이다. ‘숙주’로 예상되는 강두(송강호)를 잡아놓는 것도 에이전트 옐로를 뿌리는 것도 모두 미군이다. 이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시점에 작통권 환수 반대 움직임이 고개를 들면서 에 대한 반대 여론이 퍼지고 있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누군가는 이 영화가 철저히 정치적인 영화라고 하지 않았던가)라고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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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여론의 진원지는 의 싹쓸이다. 21일 만에 1천만 관객을 집어삼키면서 은 점점 커지고 있다.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여론에 김기덕 감독의 “한국에선 영화제 상영도 개봉도 DVD·비디오 출시도 하지 않겠다”는 폭탄 발언이 합쳐지면서 은 모든 책임을 떠맡는 괴물까지 되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십자가를 지더라도 여러 현안을 공론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딱 그만큼만 되면 좋겠다. 괴물이 사는 속마음을 드러내지는 말고. 의 진정한 교훈은 의 영화감독 경수가 말했으니까. “사람 되긴 힘들어도 괴물은 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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