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충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chlee@news.hani.co.kr
한미 FTA를 반대하는 누리꾼 여론이 꼬리를 물고 있다. 누리꾼들은 촌철살인, 패러디로 한미 FTA를 비꼰다. 형식도 갖가지다. 조삼모사에서부터 지성이의 일기, 김남일 어록, 교과서 튜닝, 짱구, 혼합송, 국정홍보처 동영상 패러디 등 다양하다.
요즘 누리꾼이 애용하는 패러디 수단은 단연 ‘조삼모사’다.
“이번 FTA 협정은 무조건 우리가 하자는 대로 한다”는 말에 “순 도둑놈들, 우릴 원숭이 취급하는 거냐”고 반항한다. 그러자 “싫으면 이라크 꼴 나는 거지 뭐”라는 압력에 원숭이들은 “그냥 식민지하면 안 되겠니?”라고 한 술 더 뜬다. 조삼모사 패러디의 본질이 ‘비굴’이지만 이 정도면 ‘자조’다.
FTA 집회에 참석을 유도하는 조삼모사 패러디도 있다. “광화문에서 FTA 반대 집회가 있습니다”는 말에 “꺄악 또 데모냐 교통체증이다”고 원숭이들은 반항한다. “싫음 나라 망하고 나서 걍 굶던가”라는 한마디에 원숭이들은 다시 비굴해진다. “피켓 문구는 뭐가 좋을까요?”
미디어몹 헤딩라인 뉴스에도 FTA 홍보물 패러디가 올라왔다. 이 패러디는 FTA는 “세계적 뻘짓으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의 선택. 세계 앞에 더 뻘스러운 대한민국이 달려갑니다”라고 말한 뒤 “한 번 더 생각하여 이로운 FTA 이룩하자”며 끝을 맺는다. 영상물 아래 보이는 제작처 표기도 재밌다. 국정홍보처가 아니라 ‘뻘짓홍보처’다.
정부가 만든 홍보물은 “더 큰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의 선택, 한미 FTA. 이제 세계 앞에 더 큰 대한민국이 달려갑니다”라는 내용이 호소력 짙은 내레이션으로 처리된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에서 제작한 패러디는 자극적이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우리나라는 1909년에는 일본, 2006년에는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한다”는 내용이다. ‘FTA 생활백서, 생활의 충격 FTA 대략난감’은 몸이 아파 병원을 찾은 부부 얘기를 다뤘다.
의사가 묻는다. “보험이 C등급이시죠?” 남편이 힘없이 “예”라고 답한다. 그러자 의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병원에서는 아무것도 해줄 게 없네요.” 그런데 병명이 기가 막힌다. 죽을 병으로 보였지만, 이어지는 의사의 진단은 “감기입니다”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감기조차 마음놓고 치료하기 힘든 세상이 올 것이라고 비꼬는 패러디다.
한미 FTA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미디어다음 ‘아고라’에는 6월2일 이후 현재 참가자가 17만 명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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