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싹쓸이[ssakss∂li] 명사.
물건, 돈 등을 모두 쓸어버리는 일. ‘싹 쓸어가는 일’을 줄인 말. ‘싹쓸’이라고 줄여 말하기도 한다. ‘싹쓸바람’은 풍력 계급 12의 몹시 강한 바람이다. 바람은 0 고요, 1 실바람, 2 남실바람, 3 산들바람, 4 건들바람, 5 흔들바람, 6 된바람, 7 센바람, 8 큰바람, 9 큰센바람, 10 노대바람, 11 왕바람, 12 싹쓸바람으로 나뉜다. 싹쓸바람은 10분간의 평균 풍속이 32.7m 이상인 경우로 육지에서는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고 바다에서는 산더미 같은 파도를 일으킨다.
고스톱에서 맞춰서 패를 내고 뒤집은 패가 펼친 패와 맞아서 바닥 패가 하나도 없게 될 때도 싹쓸이라 한다. 싹쓸이를 한 뒤에는 다른 경쟁자가 피를 하나씩 줘야 한다. 피를 하나씩 주는 다른 경우는 쪽(자신이 낸 것을 뒤집어서 먹게 되는 경우), 설사(따먹었는데 뒤집어서 그 패가 나왔을 때), 폭탄(가지고 있는 세 장의 패로 바닥의 한 장의 패를 따먹을 때), 따닥(바닥에 같은 무늬가 두 장이 있는 상태에서, 손에 든 패로 한 장을 먹고 뒤집은 패로 다른 한 장을 먹었을 때)이 있다. 피를 주는 이유는 갖가지다. 쪽의 경우 먹을 패가 없었는데 건진 행운에 대한 ‘위로금’ 격의 ‘찬조금’, 폭탄은 미래가 암담한 데 대한 ‘부조금’, 설사는 ‘수고비’(청소비) 등 격려 성격이 있는 데 비해, 따닥과 싹쓸이는 ‘관람료’다. 확률이 높지 않은 이벤트에 대한 대가인 셈. 싹쓸이 당사자에게 주는 피는 게임자의 빈곤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피는 어쩔 수 없이 빼앗기는 느낌이다.
싹쓸이는 예상할 수 없는 행운이 가담해야 한다. 싹쓸이할 수 없는 경우를 예상할 수는 있지만 싹쓸이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행운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싹쓸이를 한 피를 합쳐서 ‘날’(승자가 되는 일) 수는 없다. 거기서 ‘스톱’할 경우에는 받은 피를 포함하지 않고 점수를 계산해야 한다. ‘고’를 할 경우에만 자신의 점수에 피를 포함시킬 수 있다. 이것도 막판 싹쓸이에는 예외가 없다. 막판 싹쓸이는 쥐고 있는 패를 잘 운용하는 전략도 필요 없다. 열린우리당은 “싹쓸이를 막아주십시오”란 호소를 하고 있다. 애처로운 막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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