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좋게 여기는 감정’이라는 ‘호감’에 (일부) 한자어 앞에 붙어 ‘않음’ ‘아님’을 나타내는 접두어 ‘비’(非)를 붙여 만들어졌다. ‘비’가 붙어 반대말을 만드는 경우는 많다. 비효율, 비포장, 비전문가, 비공식, 비금속, 비합리(적), 비합법(적), 비현실적…. 비호감은 사전에는 없는 ‘비단어’다.
치매가 진행될 때 기억에서 가장 먼저 사라지는 단어가 명사다. 그 다음이 형용사, 동사순이라고 한다(외국어의 경우). 종류가 많고 다른 것으로의 활용도 적기 때문이다. 명사 중에서도 활용이 많은 것은 오래 남는다. 동시대 단어의 보급 속도는 치매의 단계를 역행한다. 개별어보다 활용어가 빨리 퍼진다. 호감(정)의 반대말은 악감(정)이나 반감(정). 하지만 이 단어 대신에 기억하기 편한 대체어 ‘비호감’이 등장하자 이 말들은 구닥다리가 되었다. ‘비’를 붙여 반대말을 만들어내는 메커니즘은 이미 머릿속에 저장돼 있기 때문에 머리를 더 쓸 필요가 없다.
단어 형성은 간단했지만 활용은 복잡하다. 1. ‘호감’이 가다, 갖다, 느끼다 등과 함께 쓰이지만 비호감은 그대로 직립보행한다. 2. 호감을 가질 수 없는 ‘인간’을 주로 지칭한다. 그래서 “그는 비호감이 가”는 웃기고 “호랑이는 비호감이야”는 어리둥절하다. 3. 주로 TV에 나오는 사람을 상대로 쓰인다. 이 비단어가 비호감을 뚫고 널리 퍼진 데는 TV 세대 사이의 공감이 큰 몫을 했다.
문화방송 <강력추천 토요일> ‘이미지 서바이벌’ 코너는 ‘X맨’과 포맷이 비슷하다. 단, 여기서 지목받는 사람은 ‘비호감’이다. 90년대 초반에는 미팅이라는 살벌한 정글에서 ‘폭탄’이 제조됐고, 후반에는 전국방방곡곡 교실에서 ‘왕따’가 만들어졌다. ‘비호감’을 만들어내는 스타 살육 현장도 무시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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