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pjc@hani.co.kr
“한강 굴다리 밑으로 딱 10초 안에 나와라. 9초, 8초 같은 것 없다. 안 나오면 존내 맞는 거다.”
인터넷에 출연한 수많은 인기 캐릭터 가운데서도 ‘싱하형’은 유난히 두드러진 존재다. 그가 인터넷에 출연한 지 1년이 지났으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그가 남긴 어록은 ‘~하는 거다’로 끝나는 독특한 ‘싱하형체’로, 이후 누리꾼들의 일상언어가 됐다. 그의 상징인 이소룡 얼굴은 수많은 합성사진으로 변주돼 유머방과 게시판, 블로그를 떠돈다.
도대체 싱하형은 누구인가? 그는 디시인사이드(dcinside.com·이하 디시) 스타크래프트 갤러리에서 ‘싱하’라는 아이디를 쓰며 활동하던 ‘악플러’(악성 댓글을 다는 사람)였다. <디시뉴스>에 따르면 그는 게시물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욕설을 마구 남겨 이용자들 사이에 ‘찌질이’(온라인상에서 ‘왕따’와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은어)로 통했다. 심지어 ‘싱하’는 IP 차단과 함께 게시판에서 이름 검색이 금지되는 ‘강퇴’를 당했다.
그러나 이상한 현상은 그가 강퇴를 당한 뒤에 일어났다. 그가 악플로 남겼던 “형이다. 형이 오늘 기분이 상당히 불쾌하다” “오늘 정모 나온 놈들은 한강 굴다리에서 맞는 거다” “다 형이 생각이 있기에 너네를 패는 거다” 등 독특한 말투가 누리꾼 사이에 오히려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또 싱하가 잘림 방지용 사진으로 사용했던 이소룡 얼굴은 수백 장의 합성사진으로 복제돼 게시판을 뜨겁게 달궜다.
이렇게 싱하형이 인터넷 스타로 등극하면서 ‘싱하’는 더 이상 찌질이 악플러가 아니었다. 악플러를 향해 “찌질이 새퀴들 긴장해라”거나 “한강 굴다리로 10초 안에 나와”라고 호통을 친다. 옛날의 악플러가 악플러를 응징한다. 싱하형은 찌질이에서 독도를 탐하는 일본 등 악을 응징하는 ‘정의의 사도’로 변신했다.
누리꾼들은 다양하게 반응한다. 인터넷 지식 검색에는 “싱하형은 생존인물인가요?” “싱하형에게 맞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10초 안에 한강 굴다리로 가는 방법 있나요?” “게임 중에 갑자기 한강 굴다리로 10초 안에 튀어오라고 해서 당황했어요” 등 싱하형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이 올라온다. 진정한 누리꾼의 스타 ‘싱하형’을 이제야 다루다니… ‘인터넷 스타’도 ‘10초 안에 한강 굴다리 집합’을 당할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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