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지난 한해 동안 새로 태어난 우리나라 아기는 47만6052명이었다(통계청 ‘2004년 출생·사망 통계’). 하루 평균 1301명, 1분에 약 1명꼴이다. 한해 탄생한 아기 수를 가임 여성(15~49살)의 수로 나눈 게 합계출산율인데, 이 수치가 지난해 1.16명이었다. 아이를 1명만 낳고 마는 게 일반화돼 있음을 보여주는 이 결과가 사실 그다지 새삼스런 건 아니다. 지난 1999년(1.42명)에 1.5명 아래로 떨어진 바 있으며, 2002년엔 1.17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출산율은 2003년에 1.19명으로 올라 약간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번에 다시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1월 통계청은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2004년과 2005년의 합계출산율을 모두 1.19명로 예상해 출산율 하락세가 정지된 것이란 기대를 낳았는데, 이게 빗나간 것이다. 다른 나라의 사정을 보면 출산율이 1.1대인 예가 거의 없다. 2003년 기준으로 일본 1.29명, 미국 2.04명, 프랑스 1.89명, 영국 1.73명, 스웨덴 1.71명 등이고, 출산 문제가 심각한 체코도 1.18명이라고 한다. 체코는 그나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저출산 추세는 인구 구조 고령화와 맞물려 멀지 않은 미래에 경제·사회적 위기를 불러일으킬 위험 요인으로 꼽힘에도 개선될 낌새는 보이지 않는다. 산모의 평균연령이 1994년 26.4살에서 2004년 30.1살로 계속 높아지는데다 결혼 뒤 2년 안에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비율은 2003년 72.6%에서 2004년 72.0%로 낮아지고 있다. 더욱이 아이를 낳아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풍토가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가장 절실한 에너지가 아기 울음소리라는 얘기를 들을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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