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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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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경선 끝날 때까지 박사모 문 닫을 수 있다”

등록 2005-08-30 00:00 수정 2020-05-02 04:24

[신승근의 도전인터뷰]

한나라당 경선의 공정한 게임 룰 요구하는 박사모 정광용 대표
“사이버 전사대는 노사모의 소설… 노 대통령도 장인문제 책임지고 싶은가”

▣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2004년 3월 CF감독 출신인 정광용씨의 1인 카페로 출발해 4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조직으로 급성장한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은 지금까지 심심찮게 논란의 중심에 섰다. 4·30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한 뒤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며 탈당을 요구했다. 선거 때 제 역할은 하지 않고 박 대표만 ‘씹어돌렸다’는 이유였다. 6월 한나라당 혁신위원회(위원장 홍준표)가 당 혁신안을 발표하자 혁신위를 “이명박 대통령을 꿈꾸는 소수 집단”으로 규정하고 “쿠데타군을 막아야 한다”는 성명을 내 파문을 일으켰다. 최근에는 ‘사이버 전사대’ 108개조를 조직해 주요 인터넷 사이트에서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위한 여론몰이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중심에는 정광용(47) 대표가 있다. 인터넷 공간에 ‘박사모’ 깃발을 내건 주역이고, 줄곧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한겨레21>의 인터뷰 요청에 “내가 한 말을 그대로 다 쓰겠다는 각서를 써달라”고 요구했다. 그동안 <한겨레>에 너무 많이 당했다는 이유였다. <한겨레21>은 지면 사정상 발언을 압축할 수는 있지만 특정 목적에 맞춰 왜곡하지 않는다고 설명했고, 8월24일 서울 양재동 박사모 사무실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30, 40여명이 뭐 좀 하다가 흐지부지

박사모가 사이버 전사대 108개조를 운영하면서 특정 목적을 위해 네티즌들의 여론까지 조작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완전히 잘못된, 전략적 물타기다.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올 2월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에서 작성한 문건에서 ‘인터넷 관련 전위 1천명 만들자’고 했다며 우릴 공격했는데, 이건 한나라당에서 연정이 야당의 대선 후보 관리용이라는 노무현 대통령 비선조직 문건을 폭로하자마자 물타기로 터뜨린 것일 뿐이다.

사이버 전사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일단 전사대가 아닌 알림이였다. 우리 박사모를 알린다는 목적으로 부산지역의 한 회원이 창안한 것이었다. 그나마 108개조인지 18개조인지 조를 짜서 하다가 흐지부지됐다. 그게 지난해 10월 훨씬 이전의 일이다. 사람이 타임머신을 타지 않고서야 어찌 올 2월에 한나라당에서 나올 방안을 알고 지난해 10월에 사이버 전사대를 만드나. 완전히 소설책을 쓴 것이다.

내년에 개헌안 국민투표하자

지난해 10월에 없어진 조직을 가지고 거짓 선전을 하고 있다는 얘긴가.

=사이버 전사대라는 말이 어디서 나왔나. 열린우리당의 노사모가 하던 것이다. 지금 열린우리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봐라. 거기 커뮤니티에 가면 ‘1만명 사이버 전사 모집한다’고 돼 있다. 오히려 열린우리당 자신들이 하는 것을 박사모도 틀림없이 할 것이라고 추측한 것이다. 박사모에서 알림이 이름으로 30, 40명이 모여서 뭐 좀 하다가 흐지부지된 게 올해 한번, 지난해에도 한번 있었다. 박사모 회원들이 오프라인 집회는 잘 나오지만 인터넷 참여도가 떨어지니 스스로 없어진 것이다. 또 열린우리당과 노사모는 마치 정보조직처럼 연결돼 있는 것 같은데 박사모는 한나라당과 전혀 관계없다. 박사모는 한나라당 사람을 많이 깼다. 깬 사람이 한둘이냐. 많이 봤을 것이다.

누구를 깼다는 것이냐.

=홍준표를 깼고, 남원정 트리오도 깼다. 한나라당이 잘못 가고 있을 때 우린 여지없이 깬다. 박사모 회원들 가운데 40% 정도가 박근혜님은 좋은데 한나라당은 잘못 가고 있다고 말한다. 한나라당 하라는 대로 한다면 우린 존재할 필요가 없다.

만약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가 갈라설 경우 박사모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이냐.

=공정 경선을 통해 후보가 선정되면 그 사람을 밀어줄 것이다. 그러나 옛날 이인제처럼 당을 깨고 튀어나간다면 우린 박근혜님을 따를 것이다. 박 대표는 경선에 불복할 분도 아니고, 하라 해도 정당치 못하다고 말릴 것이다.

한나라당 안에서는 박 대표의 대선 본선 경쟁력을 의심하며 이명박 대안론, 고건 대안론이 나온다. 박사모가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발벗고 나선 이유는 뭔가.

=내가 처음 1인 카페를 열었는데, 왜 여기에 4만명이나 붙었나. 왜 박근혜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공감할까. 첫째, 박근혜는 책임질 줄 아는 정치인이다. 천안연수원 국가 헌납 때 1500억원에 가까운 재산을 왜 털어주냐고 당원들 사이에 말이 많았다. 하지만 박 대표는 약속했다며 지켰다. 둘째, 원칙을 지킬 줄 안다. 원칙 지킨다고 깝죽대던 정치인 가운데 감옥소 안 갔다온 사람 있나. 심지어 대통령까지 돈 받아쓴 것 사실 아니냐. 남들이 차떼기 할 때 티코떼기 했건 어쨌건…. 또 돼지 저금통 뒤에 숨어 있는 검은 자금은 얼마냐. 하지만 한나라당은 박근혜 대표가 등장한 뒤 정치자금 얘기가 없다. 심지어 한나라당 안에서 정치자금 문제로 검찰에 기소만 돼도 탈당시키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런 정도의 담론이 일어난 소스가 박근혜 아닌가.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또 박 대표는 비전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요즘 다시 대통령 하야론이 나온다. 독립신문 신혜식 등이 연정보다는 노 대통령이 원하는 것이니까, 대통령의 개헌론을 놓고 국민투표 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 하야하라고 한다. 노 대통령은 비전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것이다. 무슨 비전이 있나. 부동산? 그것은 장관이 할 일이다.

그런 방식의 노 대통령 하야론에 박사모가 동의하나.

=아직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단계다. 박사모가 동의하면 뉴스가 될 것 아니냐. 하지만 노 대통령도 기분 나쁠 이유는 없다. 내년 4월 지방선거 때 경비 조금 더 보태서 노 대통령이 생각하는 선거구제, 대통령의 궁극적 목표인 이원집정제 또는 내각책임제 개헌을 내걸고, 우리쪽 진영에서도 4년 중임 대통령제 개헌 등 우리쪽 요구가 담긴 개헌안을 내걸고 국민투표에 부쳐보자. 개헌 결과에 따라 재집권을 하든 하야를 하든 결정해라. 노 대통령도 불리한 게임이 아니다. 이렇게 혼란스럽게 2년 반을 더 끌고 가느니, 내년에 한번 잔치하고 가자. 이 생각에는 나도 공감한다.

과거청산론을 비판했지만, 박 대표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개발독재 때문에 나라가 이 모양이라는 반론도 있다.

=내가 말하면 다 쓰는 거죠? (그는 재차 확인했다.) 개발독재론은 경제학자도 다 웃는다. 북한을 봐라. 사람 사는 사회냐. 굶어죽는 사회다. 우리는 박정희 시대의 인프라를 뜯어먹고 산다. 거기서 반도체도 나온 것이다. 그런 주장은 북한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박정희 시대의 인프라가 없었다면 지금 수준의 민주주의도 없을 것이다. 배고픈 데서 나오는 민주주의는 항상 폭동이 따른다. 배고픈 민주주의는 성공하기 어렵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도 하지 않는가.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려면 좀 등이 따시고 배부른 게 좋다. 남북한이 같이 독재를 했어도, 한쪽은 어쨌든 밥 먹고 살고, 한쪽은 굶어죽고 있다. 이 게으른 민족성을 근면성으로 가꾼 게 박정희 대통령이다. 박 대통령의 공을 정치적인 데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해도 경제적인 데는 분명히 있다. 과오가 있겠지. 하지만 그 과를 충분히 덮고도 남는 공이 있다.

박근혜 대표를 유신공주라며 유신 동반 책임론을 주장하는 사람도 있는데.

=박근혜는 박정희의 딸이 맞다. 그런데 유신시대에 박근혜가 잘못한 게 뭐냐? 박근혜가 유신하자고 했어요? 엄마가 죽고 없어 나이 어린 처녀가 퍼스트레이디 대행한 것밖에 없다. 그게 무슨 유신의 죄를 뒤집어써야 하나. 그건 연좌제적 발상이다.

그러나 박 대표가 오늘 같은 정치적 입지를 구축한 데는 ‘박정희 후광’이 한몫했다. 그 후광은 누리면서 박정희의 과오와 인권탄압에 대해 진실한 사과가 없었기 때문에 여러 장점이 있음에도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박 대표가 등장하자마자 그런 분들에게 진솔하게 사과했다. 그런데 사과받는 쪽에서는 사과로 안 된다, 정계 은퇴하고 사라지라고 요구했다. 그게 말이 되나. 자기가 저지르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했음에도 아비의 죄를 딸에게 묻는다면, 노무현 대통령도 같이 걸린다. 왠지 다 아시죠? 노무현 장인이 사람을 어떻게 죽였나. 노무현 대통령도 장인의 살인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한두명 죽인 줄 알아요? 왜 박근혜는 사과를 했음에도 정계 은퇴하라고 하면서 노 대통령에게는 (대통령직에서) 내려오라고 하지 않나. 이 사람들 이율배반적 요구를 하는 것이다. 노 대통령이 연좌제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면, 박근혜 대표도 연좌제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홍준표 혁신안은 비열한 정략

노 대통령이 부동산 정책에 집중하는 것을 비판했는데, 우리 사회는 그로 인한 박탈감이 심각하다. 박근혜 대표도 이 문제 해결에는 동의할 텐데.

=부동산 문제는 노 대통령이 잘했다, 못했다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상대적 박탈감을 없애는 것은 물론 필요한 사람에게 부동산이 돌아가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강남 땅값만 잡겠다고 대통령이 강남 아줌마들과 싸우면 대통령은 지게 돼 있다. 부동산 가진 사람이 동의하는 방식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해소해야 양극화도 없어진다. 뺏어서 주겠다는 것은 안 된다는 것이다. 너는 우리 적이니까 때려잡아야지…. 이건 위험하다. 그러면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하는 수밖에 없다. 총칼로 다 죽이고 뺏어서 그 부동산을 나눠가져야 한다. 그건 국가가 내밀 정책이 아니다. 그런데 노무현 정권은 그런 식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

지난번 한나라당 혁신위가 당 혁신안을 냈을 때 “‘쿠데타군’이 몰려온다. ‘이명박 똘마니들’이 박근혜를 끌어내리러 온 것”이라고 비판했는데, 그리 잘못인가.

=내가 순화시켰어야 하는데, 박사모 대변인의 글이 그대로 올라갔다. 사실 이명박 시장도 훌륭한 분이고, 한나라당의 재산이다. 그때 표현이 좀 심했다고 생각해 다음부터는 결코 그런 표현을 쓰지 않는다.

반박, 친이명박 진영에서는 박사모의 4만 네티즌이 책임당원에 가입하면 사실상 어떤 룰을 만들어도 해보나 마나인 불공정 게임이 된다고 비판하며 당권·대권 분리, 조기 전대 등을 외치는데.

=홍준표 혁신안에 따르면 박사모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고작 20%다. 뭐가 그리 겁나나. 조기 전대는 안 된다. 여기엔 내년 지방선거가 숨어 있다. 지방선거를 다른 사람이 훌륭히 이끌어 그 사람이 대선 후보가 되고 싶어하는 것으로, 박근혜 대표는 그 전에 물러가라는 것이다. 이건 이전투구고, 당리당략이고, 비열한 정략이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

그래도 4만명의 박근혜 친위대 박사모가 불공정 게임의 주범이라는 인식을 갖는 사람이 있다.

=(그는 흥분한 듯 격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정말 공정한 게임룰이 확보된다면 우리 전 회원은 당분간 박사모 활동을 접을 수 있다. 박사모 대문 닫고, 링크 끊으면 될 것 아니냐. 정말 그렇게 할 각오가 돼 있다. 자기 지지도가 약하니까 그런 말 하는 것인데, 조기 전대니 뭐니 그런 희한한 말장난하지 말고, 공정한 룰만 보장해라. 그러면 당내 경선이 끝날 때까지 박사모는 문 닫을 수 있다.

이번 사이버 전사, 정 대표의 횡령 논란 등을 예로 들면서, 친박 진영 내부에서도 ‘박사모=박근혜 홍위병’ 논리로 오히려 박 대표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반론이 나온다.

=박사모가 많은 음모에 시달린 것은 사실이고, 억울하다. 박사모 수장인 내가 3천만원을 해먹었다는 말이 나오고…. 만약 내가 그 돈을 정말 해먹었다면 지금 이 자리가 아닌 감옥에 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렇게 탁탁 치고 들어갈 때마다 박사모가 박 대표에게 해가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그 음모는 이겨내야 한다. 굴복하면 그 화살이 전부 박근혜님에게 간다. 우리는 방패가 되고 있다. 그 음모의 희생자가 박 대표가 되도록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2007년 ‘그날’에 문 닫을 것

박사모가 정치적 야망을 가진 정치 지망생들의 모임터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린 정치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회의원 등은 가입하지만 간부가 될 수 없다. 그 조항 끝에는 만약 정치에 참여하면 낙선운동을 하겠다고 규정돼 있다.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박근혜를 좋아하면서 그 약속을 깨면 낙선시키겠다는 것이다. 박사모는 2007년 그날(박근혜 대표가 대통령 되는 날)에 문 닫는다. 노사모와 달리. 왜냐? 해보니 온갖 구설로 사람 진을 뺀다. 2007년이 빨리 와서 문을 닫고 싶다. 만약 박근혜 대표가 대통령이 된 뒤 나를 불러놓고 선출직은 아니지만, 석유공사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라도 하나 하라고 한다면 나는 그날로 박근혜에 대한 지지를 접고 안티가 될 것이다. 내가 그런 자질이 되나. 난 절대 그런 자질이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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