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pjc@hani.co.kr
인터넷이 울었다.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가방을 훔쳤다고 추궁을 당하던 유아무개(18)양이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며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유양은 지난 5월31일 오후 자신이 사는 인천 서구의 한 빌라 4층 옥상에서 뛰어내려 병원으로 옮겼으나 6월6일 끝내 숨졌다. 유양은 유서에서 “나를 골탕먹이고 모함한 친구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목숨마저 버렸다”고 밝혔다.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가방이 없어졌다고 나를 도둑으로 몰았다. 나는 정말 아닌데, 나는 훔치지 않았는데, 친구 7명이 나를 범인으로 몰았다. 가방을 찾고 나서는 또 가방 안에 든 물건이 없어졌다고 골탕먹이려고 했다. 죽어서 복수한다.”
유양의 유서와 사연이 알려지면서 인터넷은 들끓었다. 유양의 친구들은 한 포털사이트에 ‘고 ○○○양의 원한을 풀어줍시다!’라는 청원운동을 벌였다. 유양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고 유서에서 언급한 7명의 처벌을 요구했다. 유양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는 추모의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하루 3만명이 다녀갔고, 누적 방문객은 40만명에 이른다. 누리꾼들은 자기 가족의 일처럼 슬퍼하고, 진심으로 명복을 빌었다.
“그동안 혼자서 얼마나 외롭고 무서웠을까? 며칠을 눈물 흘리고도 또 눈물이 나고 안타깝네요. ○○양 생각만 나네요. 하늘나라에서 행복하세요. 행복하세요.”(한정숙)
그러나 마녀사냥의 광풍도 불었다. 아직 이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카더라’식의 유언비어가 인터넷을 파고들었다. 유양이 유서에서 언급한 7명의 여학생(누리꾼들은 이들을 ‘7공주’ ‘일곱 마녀’라고 부른다)들의 이름과 사진, 심지어 전화번호도 미니홈피와 추모카페를 통해 떠돌았다. 누리꾼들은 ‘일곱 마녀’들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저주를 퍼부으며 스스로 그들 ‘마녀’를 닮아갔다. “살인마, 죽어라.” “인터넷에서 너희를 죽여주마.” “거리에서 만나면 강간하겠다.”
순수한 동정과 마녀사냥. 네티즌은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다. 그들은 오는 25일께 유양을 추모하고 유양 친구 7명의 처벌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한다. 촛불집회와 궐기대회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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