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해적’이 나타났다. 남재준 육군참모총장의 ‘주적’은 지금 북한이 아니라 윤광웅 국방부 장관일지도 모른다. 바이킹 같은, 해군 출신의 정적! 군이 장성 진급 비리 의혹으로 적이 시끄럽다. 군 검찰이 육군본부 인사부를 마구 뒤진 것은 ‘고래로’ 처음이었다고 한다. 남 총장은 ‘고래고래’ 소리지르고 싶은 걸 참고 ‘고래밥’이 되는 듯한 포즈로 사표를 던졌다. 그를 별로 ‘반려자’로 여기지는 않지만, 청와대는 사표를 일단 ‘반려’했다. ‘인사’를 둘러싸고 지금 군 조직은 ‘인사불성’이다.
진급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별 투성이 육군 인사부는 ‘별자리 도둑놈’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다. 그 결과 80년대를 풍미했던 한 구전가요는 비워둔 가사를 뒤늦게 완성하게 된다. 라는 노래를 아시는가. “소령·중령·대령은 짚차 도둑놈, 소위·중위·대위는 권총 도둑놈, 하사·중사·상사는 모포 도둑놈, 불쌍하다 김일병은 건빵 도둑놈~.” (직업군인 여러분 용서하시라.) 80년대 중반에 처음 가사를 듣고 궁금했다. 왜 소장·중장·대장은 건드리지 못한 걸까. 차마 ‘스타’들의 ‘스타일’은 구기지 못했단 말인가. 노래는 5절까지 이어진다. 가장 배를 잡게 하는 대목은 뒤에 있다. “소령·중령·대령은 미제 콘돔을, 소위·중위·대위는 일제 콘돔을, 하사·중사·상사는 국산 콘돔을, 불쌍하다 김일병은 쭈쭈바 껍데기~.” 소장·중장·대장은 무슨 콘돔일까. 금테 콘돔일까? 진급 비리와 연루됐다면 옷을 벗어야 할 테니, 은테… 아니 ‘은퇴 콘돔’이 적절하다. 군생활의 불행한 ‘에필’로그를 위로할 ‘애필’(愛必)로서….
“라이트 꺼!” 공공장소에서 반말을 하는 작자들이 있다. 군 이야기 나온 김에 더 해보자. 군부대 위병소엔 강압적 표지판이 붙어 있다. “라이트 꺼! 시동 꺼! 운전병 하차!” 여기에 가장 반발할 사람은 누구일까? 툭하면 ‘라이트 훅’을 날리는 범우익 세력일까. 그러나 이들도 분화 중이다. ‘자유주의 386’을 자칭하는 이들이 ‘신보수 운동’을 선언하며 ‘뉴 라이트’의 기치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라이트’를 끄자고 한다. 그렇지만 “한나라당 시동 꺼”라고는 못할 듯하다. “박근혜 하차!”라는 명령은 더더욱. 오히려 “레프트 꺼! 열린우리당 시동 꺼! 노무현 하차!”라고 말하고 싶으리라.
우리 동네 아파트는 요즘 ‘라이트 끄기’ 운동을 벌이는 중이다. 정문의 경비원 아저씨들이 밤마다 그놈의 라이트 불빛 때문에 피곤하단다. 물론 게시판에 “라이트 꺼!”라고 써놓진 않는다. 대신 “라이트 좀 제발 꺼주세요”다. 밤에 주차하고 난 다음에도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라이트’다. 깜빡했다간 배터리 방전된다. 꺼놓고도 헷갈려 다시 차를 살피러 나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이젠 바꾸고 싶다. 시동 꺼지면 라이트도 자동으로 꺼지는 신형 승용차로…. 나는 그런 ‘뉴 라이트’를 정말로 갖고 싶다.
당신의 뽀뽀는 얼마짜리인가. 지난주에 가장 즐거웠던 신문기사는 모자란 택시요금 800원을 뽀뽀로 대신 해주겠다고 우기다가 경찰서까지 간 남자 승객에 관한 것이었다. 뽀뽀 실랑이 과정에서 그 승객이 ‘혀는 안 내둘렀음에도’ 운전기사가 기막히다며 ‘혀를 내둘러’ 문제가 됐다고 한다. 사실 택시기사들 무뚝뚝하다. 이번 기회에 뽀뽀를 서로 주고받는 명랑 택시문화 캠페인을 벌이면 어떨까. “따블로 요금 낼 땐 뽀뽀뽀~, 요금이 모자라도 뽀뽀뽀~.” 동의 없이 했다간 볼이 ‘뽀’개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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