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영춘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jona@hani.co.kr
사이버상에서 미국 대선은 부시가 이닌 케리의 승리였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래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재선이 일부 네티즌들에겐 ‘재앙’이다.
부시의 재선을 비관해온 것으로 알려진 20대 미국 청년이 9·11 테러로 무너진 세계무역센터 자리에서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졌으니 말이다. 앤드루 빌(25)이라는 이 젊은이는 조지아대 컴퓨터연구소에서 일해왔다. 이 사건을 보도한 는 빌이 대선 결과에 크게 실망해왔다는 어머니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컴퓨터 관련 일을 하는 그의 직업과 반부시 정치 성향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미국의 네티즌들이 부시 치하에서 살기를 원치 않음을 보여주는 현상은 매우 뚜렷하게 감지된다. 은 부시 재선 이후 캐나다 정부의 이민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미국인이 6배 가까이 급증했다는 사실을 캐나다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보도했다. 네티즌들의 이런 관심이 실제 이민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부시 재선에 대한 실망이 많은 미국민들에게 이민까지 꿈꾸게 하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부시가 다시 대통령이 된다면 네티즌들이 크게 실망할 거라는 건 이미 대선 전부터 뚜렷한 징후로 나타났다. 런던의 한 시민단체가 만든 인터넷 모의투표 사이트 ‘글로벌보트2004’(www.globalvote2004.org)에서 전세계 네티즌의 77%가 존 케리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 바 있다. 부시는 소비자운동가 랠프 네이더를 비롯한 군소 후보들(14%)에도 못 미치는 9%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국내에서는 포털사이트 엠파스(www.empas.com)가 지난달 29일부터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결과 무려 88%가 케리를 지지했다.
영화 로 부시를 극렬히 비난했던 마이클 무어 감독의 발랄함은 이번에도 빛을 발했다. 그는 부시 재선 뒤 ‘손목을 그어서는 안 되는 17가지 이유’를 자신의 웹사이트에 올렸다. 그는 부시가 3선 금지법에 따라 다음 선거에 나오지 못한다는 것과 앞으로 50년 뒤엔 백인이 미국의 다수가 되지 못한다는 걸 큰 위안으로 삼을 것을 충고한다. 그의 독설 안에는 실망을 웃음으로, 그 웃음을 다시 희망으로 치환하는 풍자가 담겨 있다.
한국 네티즌들에게 부시의 재선은 취향의 차원을 넘어선다. 네이버가 부시 재선이 한반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온라인 투표를 실시한 결과, 70.8%가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긍정적’이라는 답은 20.4%에 그쳤다. 야후코리아가 ‘부시 재선 뒤 가장 우려되는 것’에 대해 물었을 때도 가장 많은 47%가 ‘대북관계 악화’를 꼽았다. ‘주한미군 철수 가속’과 ‘국제유가 상승’이 나란히 19%를 차지했으며, ‘테러위협 강화’가 10%, ‘추가 파병’이 5% 등으로 나타났다. 부시는 네티즌들에게 커다란 근심거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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