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pjc@hani.co.kr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이전 특별법에 대한 위헌 결정 이후 사이버 공간은 선명하게 찬성과 반대로 갈라졌다.
“결과에 승복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찬성파와 “제2의 탄핵” “헌재 재판관을 탄핵하자”는 반대파로 나뉜 네티즌들은 인신공격과 욕설을 섞어가며 격론을 벌였다. ‘관습 헌법’은 헌재 위헌 결정 논리의 근거이기도 했지만, 인터넷 논란에서도 최대 격전지였다. 위헌 결정 찬성쪽은 “오랜 역사 속에서 국민 모두가 공감하고 인정한 것을 감안하면 정당한 판단”이라는 주장이다. 반대쪽은 “관습 헌법 논리라면 못할 일이 없다. 억지 헌법, 정치적 판단”이라며 “성매매특별법, 호주제 폐지 등도 모두 위헌이냐”고 반박했다.
각 포털사이트가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도 두 의견은 팽팽하다. 네이버(www.naver.com)가 22일부터 ’헌재의 관습 헌법 적용’과 관련해 묻는 조사에서는 25일 현재 ‘옳다’ 49.93%(5만6260명)가 ‘옳지 않다’(47.44%, 5만3455명)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반면 엠파스(www.empas.com) 조사에서는 ‘위헌 결정 반대’가 58%(5827명)로 ‘위헌 결정 찬성’ 41%(4184명)를 크게 앞섰다.
시사패러디 사이트인 미디어몹(/www.mediamob.co.kr)은 ‘헌재의 행정수도이전 특별법 위헌 판결 뒤 예상되는 일’을 물었다. 답변들은 헌재 재판관들의 ‘헌법적 상상력’에 버금갔다. ‘헌재를 관습재판소로 개명한다’(49.03%), ‘떡본 김에 개헌한다’(16.10%), ‘이명박이 용된다’(13.94%), ‘서울이 15일 내로 함락된다’(13.38%), ‘자민련이 일어선다’(7.55%) 등 뼈 있는 농담이 줄을 이었다.
헌재가 국회 입법권을 무시하는 적극적인 해석을 내놓은 데 대해 네티즌들은 ’헌재 패러디’로 반응하고 있다.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 라이브이즈닷컴(www.liveis.com) 등의 사이트에는 헌재 판결을 조롱하는 만평과 합성사진,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디시인사이드에서 필명 ‘러쉬’는 ‘헌법재판소 홈피를 무료로 수정해드립니다’라는 패러디에서 헌재를 ‘경국대전과헌법재판소’로 바꿔놓았다. 그는 이달의 ‘선고사건’으로 가수 하리수를 예로 들어 “남자가 남자라는 것은 당연히 받아들여지는 관습 헌법으로 하리수씨의 ‘호적 정정 및 개명 신청’은 남자가 여자가 된 경우로 위헌”이라고 풍자했다.
아이디 ‘디알’은 ‘경국대전 대한조선 만세, 만세’라는 패러디에서 “8인의 헌법재판관 가라사대 지금의 대한민국 헌법을 폐기한다. 앞으론 경국대전을 대한민국 헌법으로 인정한다”고 비꼬았다. 이 밖에도 ‘신행정수도는 와일드카드’(쪽지한장), ‘관습 헌법 쓰는 분들 필독이요~’(KIN), ‘논리도 필요 없어~ 관습 헌법으로 대동단결’(누가 헌재 할배들 좀 말려줘), ‘궁예의 관심법 수제자들’(개과천선) 등의 패러디들이 인기를 끌며 게시판을 떠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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