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pjc@hani.co.kr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더니, 조용하던 서울대 경제학부 홈페이지(http://econ.snu.ac.kr)가 9월3일 ‘쑥대밭’이 됐다. 이 학과 이영훈 교수는 2일 과거사 진상규명을 다룬 문화방송 에 출연해 일본군 위안부를 한국전쟁 뒤 미군부대 주변과 도심 한복판의 성매매와 연관시킨 발언으로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 교수는 방송에서 “한국인 위안소 업주와 위안소를 이용한 한국 사람들이 자기고백을 먼저 해야 한다. 정신대 문제와 한국전쟁과 해방 이후의 한국에 존재한 미군 위안부를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하는데 그런 인식이라면 대단히 유감이다”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방송이 나가자 게시판에는 3일 하룻만에 4천여건의 네티즌 의견 글이 올라왔다.
아이디 ‘이호상’은 “일본 극우와 딱 떨어지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당신 자신부터 뼈아픈 자기성찰을 해보라”며 “아예 일본에 가서 가르치시면 국가 영웅이 되지 않을까”라고 비꼬았다. 아이디 ‘이원재’는 “망언에 대한 책임을 물어 대한민국 주민등록을 말소시켜라”라고 흥분했고, ‘안택수’는 “이런 사람을 토론자로 내세운 이 책임져야 한다”며 화살을 문화방송에 돌렸다.
서울대 경제학부 홈페이지도 예외는 아니었다. 실명게시판에 이 교수의 동료인 같은 과 양동휴 교수가 올린 글이 네티즌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양 교수는 “나도 다 보았는데 (다른 패널들은 모두) 지리멸렬이고 이영훈이 군계일학이다”라며 “리플 단 학생들은 어떤 좋은 중학교, 고등학교 출신인지 모르겠지만 역사교육을 다시 받지 않고는 조금 곤란하겠다. 공부를 하든지 칼을 들고 와서 이영훈 선생과 나를 찔러라”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 김민준씨는 “공부를 더 하고 비판하라는 말은 지식인 특유의 거만”이라고 비판했다. 또 현직 교사라는 박대훈씨는 “대한민국은 당신과 이영훈 교수 같은 지식의 쓰레기더미를 안고 사는 지식인들이 살기엔 너무 좁은 곳”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 교수는 자신의 발언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발이 확산되자 서울대 경제학부 홈페이지에 5일 직접 해명의 글을 올리고 6일 피해 할머니들이 계신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찾아 사죄의 큰절을 올렸다.
이 교수는 글에서 “일부 언론에서 유포되고 있는 것처럼 일본군 성노예가 ‘사실상 상업적 공창 형태’라는 발언이나 이와 유사하게 해석될 수 있는 말을 방송에서 직접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과거사에 대한 고백과 반성의 범위를 해방 후 대한민국의 일부 군대에서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자행된 여성의 성 착취 문제, 국가적 사회적 차원에서 사실상 방조된 미군기지의 성 착취로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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