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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세상] 사이버 의병 대모집!

등록 2004-08-20 00:00 수정 2020-05-03 04:23

▣ 이승경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yami@hani.co.kr

중국이 최고지도자까지 나서 고구려사 왜곡 작업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네티즌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 만들어진 ‘고구려지킴이’(cafe.daum.net/Goguryeoguard) 카페와 사이버 외교사절단인 ‘반크’(www.prkorea.com) 회원들은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역사찾기 운동에 불을 지피고 있다.
고구려지킴이 카페에서 활동하는 7천여명에 가까운 회원들은 ‘사이버 의병대’로 변신했다. 이들이 카페 회원에 가입하면 카페 아이디나 메신저 아이디 앞에 고구려를 지키려는 의미로 ‘창’을 빚댄 ‘Ψ’ 표시가 자동으로 붙는다. 사이버 의병을 알리는 계급장인 셈이다.
사이버 의병이 되기 위해서는 ‘의병태학’이라는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 자신이 사는 전국 곳곳에서 고구려사를 지키기 위한 ‘태극기 만세 프로젝트’와 역사 왜곡 항의집회 등의 오프라인 의병 활동도 참여해야 한다.
특히 의병들은 광복절인 지난 8월15일을 맞아 전국 곳곳은 물론 해외에서 게릴라식 ‘태극기몹’을 벌였다. 이들은 태극기몹을 “국경일에 거리로 나온 국민들이 만세를 부르며 태극기를 흔드는 집단적 애국 행위”라고 설명한다. 이와 함께 사이버 의병들은 메신저 프로그램 중 하나인 네이트온 대화명 앞에 태극기 달기 온라인 행동도 벌였다.
사이버 의병들은 이날 선언문을 통해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고구려 역사를 중국 변방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음모나 일본의 독도 망언, 신사참배 등 낡은 제국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이는 우리의 민족정신과 역사의식이 희미해진 데도 원인이 있음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의 역사 바로잡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10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외국 사이트에서 잘못된 한국 관련 정보를 바로잡고 있는 ‘반크’도 있다. 반크는 중국의 동북공정 논리에 맞서 전세계 네티즌들을 상대로 치밀한 사이버 외교를 벌인다.
반크에서 사이버 외교관이 되려면 △홍보자료 모으기 △영어로 자기소개 △국제 전문가 되기 △외신 번역하기 △한국 오류 발견 등 까다로운 사이버 외무고시(?)를 거쳐야만 한다.
사이버 외교관이 된 네티즌들은 외국의 정부기관이나 외교부, 도서관, 대학, 언론사를 돌며 잘못된 정보를 찾고 개선될 때까지 사이트 관리자에게 항의 메일을 보낸다. 반크가 이렇게 해서 고친 사이트만도 내셔널지오그래픽, 미국 교과서, 관광 포털 사이트, 미국 교육방송, 호주의 관광안내 책자, 채널 등 6년 동안 300여건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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