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구호가 그렇게 절실할 수가 없다.”
울산에서 만난 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은 한숨을 내쉬었다. 불법 파견을 비롯한 비정규직 문제에서 정규직노조 조합원들과의 연대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리 녹록지 않다는 의미였다.
희망은 없을까. 광주의 금호타이어에서는 정규직-비정규직 연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29일, 금호타이어 노사는 광주지방노동청이 불법 파견 시정조치 대상자로 지목한 282명의 정규직 전환을 합의했다. 도급을 위장한 불법 파견 문제가 많은 사업장에서 불거지는 가운데, 이처럼 단기간에 대규모의 정규직화가 이뤄진 것은 금호타이어가 처음이다.
하지만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정규직노조가 처음부터 비정규직 문제에 발벗고 나섰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비정규직 투쟁이 정규직 조합원들의 무관심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달리, 금호타이어 정규직노조는 오히려 비정규직노조 설립을 주도했다. 경쟁업체인 한국타이어에서 정규직을 대거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모습을 보며 ‘위기의식’이 발현되기도 했지만, 비정규직 문제는 정규직이 주도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다른 사업장의 투쟁을 통해 반면교사로 삼았다.
이를 위해 비정규직 실태조사에 나섰고, 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꾸준히 비정규직 투쟁의 당위성을 교육했다. 불법 파견 문제를 꾸준히 제기한 끝에, 결국 노동청에서 불법 파견 판정이 나왔고, 회사쪽의 전향적인 태도와 맞물려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이뤄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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