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pjc@hani.co.kr
헌법에 명시한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 진보적 판결인가? 병역기피를 확산시켜 군의 사기저하와 국민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불평등한 판결인가?
우리 헌법은 누구나 양심에 따른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분단국가 대한민국에서 이같은 ‘양심의 자유’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 앞에 씨알이 먹히지 않는 소리였다. 그래서 ‘양심적 병역거부자’(이하 양병거)들은 우리 사회에서 또 다른 ‘이반’(二般)이었다.
서울남부지법이 지난 5월21일 군 입영과 예비군 훈련 참가를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 3명에게 처음으로 무죄 판결을 내렸다. 판결이 내려지자마자 인터넷은 양병거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뜨거웠다. 한토마를 비롯해 의 토론방 등은 양병거 찬반론자들의 총성 없는 전쟁터였다.
토론방에서 아이디 ‘황토현’은 “모든 국민에게 적용되는 병역의무를 회피하려는 태도를 합리화해 평등권에 심대한 타격을 입히는 판결일 뿐”이라고 못박았다.
토론방에서 아이디 ‘상현’은 “다른 나라가 양병거를 허용하는 것은 안보와 사회혼란을 초래하지 않는 그 나라의 특수성 때문”이라며 “우리의 안보현실, 국민적 감정을 고려하면 절대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토론방에서 아이디 ‘sophia22’는 “군대를 가고 싶어 가는 대한민국 남자는 거의 없다”며 “특정 종교를 믿는 것 때문에 군대를 안 가면 전부 그 종교를 믿을 것”이라며 병역기피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우려했다.
반면 토론방에서 찬성쪽 의견을 밝힌 아이디 ‘장태수’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국제법을 비롯해 대한민국의 헌법에서 인정하고 있다”며 “이를 보장하는 것은 헌법의 명령을 국가가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토론방의 ‘오진영’은 “양심적 병역거부자 약 700여명이 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고 이들에게 연간 800만원 넘게 국가 비용이 든다”며 “이는 국가적 낭비”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융통성 있는 제도를 만들어 양병거들이 사회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불필요한 낭비를 막자”고 덧붙였다.
이처럼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한 가운데 대체복무에서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의견도 다수 올라왔다.
토론방의 아이디 ‘lovelyethics’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합리적인 병역 생활을 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도 있겠다”며 “봉사활동 전담부대를 창설하거나 대체복무를 활성화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어쨌든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남겨둔 상황에서 양병거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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