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4·15 총선을 가슴 벅차게 기다렸던 이들은 비단 총선 출마자뿐만이 아니다. 한국방송과 문화방송, SBS도 비장한 각오로 17대 총선을 기다렸다. 이들은 4년 전 총선에서 제1당 예측을 잘못하는 중대 과실을 저질렀다. 모두 옛 민주당이 1당을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개표 결과는 한나라당의 승리였다. 신문들은 “선거방송 사상 최대의 오보”라며 뭇매를 날렸고, 방송사들은 치욕의 ‘사죄 방송’까지 해야 했다.
방송3사는 와신상담의 자세로 4년을 기다렸다. 특히 4년 전 민주당 의석 수를 가장 많이 틀린 문화방송은 비장함이 더했다. 1997년 대선에서 당선자는 물론 득표수 차이까지 정확하게 맞혀 다른 언론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영화’를 다시 찾겠다고 별렀다. 문화방송은 유권자 3천명의 표심을 석달 동안 추적하는 ‘표심 추적조사’로 승부수를 던졌다. 선거방송기획단의 조승원 기자는 “경마 중계방송식의 단순한 보도가 아니라 재미있고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30여명의 인원이 한달 전부터 매일 밤을 새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4년 전 ‘연합전선’으로 오보의 위험을 최대한 분산시켰던 한국방송과 SBS는 이번에도 공동 예측조사를 준비했다. 한국방송의 김도엽 기자는 “어떤 조사기법이든 예측조사는 기본적으로 오차가 있게 마련”이라며 “오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다양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비장한 각오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도 막판까지 변수가 많아 방송사들의 애를 태웠다. ‘노풍’(老風), ‘박풍’(朴風) 등 신종 바람에서부터 고질적인 색깔론에 이르기까지 선거 판세를 뒤흔드는 변수가 많았다. SBS의 김벽수 선거방송팀장은 “지난 총선에서는 선거 막판에 터진 남북정상회담 발표가 방송사의 출구조사를 틀리게 만든 주범이었다”며 “지는 입장에서는 뭐든지 저지를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가 끝날 때까지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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