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태 기자 k21@hani.co.kr
<font color="red" size="3">철수를 기억하시는가? 철수 친구</font> 영희를 기억하시는가? 70, 80년대 ‘국민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의 첫 장을 장식하던 주인공들. 바둑이와 함께 뛰어놀던 철수와 영희의 갱지 향 그윽한 흑백 잔영이 눈에 선하다. 그런데 두 사람이 헤어졌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철수만 사라졌다. 철수는 어디로 갔는가.
철수는 지난해에 ‘빵’에 갔다. 그리고 2004년 3월30일, 대한민국 사법부는 철수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믿거나 말거나, 철수의 본명은 송..두..율..이다, 라고 국가정보원은 우기고 있다. 그렇다면 나도 우기겠다.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주인공 철수의 실종과 송두율 교수의 ‘김철수로의 둔갑’ 사이엔 철두철미 계획된 국정원의 음모가 숨어있다고. 국정원은 ‘철수’라는 이름에 담긴 전국민적인 추억과 동심의 상징성을 제거하기 위해 ‘우리들의 철수’를 의도적으로 철수시킨 것이다. 무슨 말이냐고? 직접 확인해보시라. 대한교과서주식회사가 2004년 발행한 초등학교 1학년 국어 읽기 교과서 104쪽! 영희는 철수를 보내고 요즘은 상수와 놀고 있었다. 영희는 철수를 몹시 그리워하는지, 상수와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당신이 ‘상수와 영희’라는 제목의 글을 읽는다면 철수생각에 가슴이 찡할 지도 모른다. 더불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아픔에 육박할 ‘수의패션 오브 송두율’에 분노를 느낄 것이다.
<font color="red" size="3">‘경로우대증’을 뿌려도 모자랄 판에,</font>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격노우대증’을 뿌렸다. 60, 70대 노인들에게 ‘먼저 화낼 권리’를 부여한 셈이다. 노친네들은 다 노친(盧親)네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일까. 아예 조갑제씨의 지난해 대선 당시 논법을 빌려 “야당을 찍는 노인들에겐 용돈을 주지 말자”고 하시는 건 어떤가.
하긴 선거 때만 되면 고령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어리광과 투정을 부리는 몰지각한 젊은이들이 많다. “아잉, 할머니 ××당 찍을 거죠? 안 찍음 나 할머니 미워할 거야. 딴 사람 찍는다고? 몰라몰라.” 고백하자면, 나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올 총선에서 또 그럴 건지 말 건지는……… 당신들 맘대루!
<font color="red" size="3">민주당엔 ‘사가지’가 있다.</font> 그러나 추미애 선대위 위원장은 사가지가 없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가지 있음과 사가지 없음의 대결. 사가지란 예·의·범·절이 아니다. 혹자는 이를 ‘사덕’(四德)이라 부르기도 한다(홍사덕 의원은 이름이 사가지다). 아무튼 민주당 사가지는 살아남고 말았다. 1. 박상천 2. 유용태 3. 김옥두 4. 최재승…. 살아남아야 할 이유도 가지가지. 모가지가 길어 기쁜 사가지여.
사실 추미애 의원은 정말로 싸가지가 없다. 전적으로 조순형 대표 입장에서 볼 때 그렇다. 그래서 둘의 만남은 늘 아슬아슬해 보인다. 나는 그 두 사람을 TV 화면에서 볼 때마다, 조순형 대표의 입에서 이런 말이 튀어나올 것만 같아 조마조마했다. “얘, 며늘아가….” 고집센 시아버지와 한집에서 살아야 하는 며느리의 고통. 추미애 의원이 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에로비디오를 보는지는 모르겠으나, 젖소부인께서는 추미애 의원 같은 전국의 며느리들을 위하여 신작 한편 출시하시라. 제목 : 시아버진 재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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