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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에 맞선 두 개의 시나리오

등록 2021-08-30 14:32 수정 2021-08-31 02:06
1.5도클럽 제공

1.5도클럽 제공

2021년 8월5일, 2050년 미래 한국의 모습을 그린 시나리오 하나가 공개됐다. “구멍 숭숭” “뻔한 결말”이라는 혹평도 있지만 이미 10월 중으로 개봉이 확정됐다. “현재 공개한 시나리오는 어디까지나 초안”이라며 앞으로 500명 이상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최종 버전을 만들 거라고 관계자는 전했는데. 시나리오의 실체는 다름 아닌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이하 위원회)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 2050 탄소중립이 실현됐을 때의 미래상과 에너지, 산업, 수송 등의 부문별 전환 과정을 담았다.

그런데 8월24일 경쟁작이 출품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라는 이름으로 위원회보다 10년 빠르게, 탄소중립이 아닌 기후중립을 달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명백히 도발적이고, 위원회 시나리오보다 시기적으로도 더 급진적이다. 시나리오는 기후위기의 긴박함과 이에 따른 문제 해결의 절박함을 지닌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공동 작업을 했다고. 이들은 기온 상승 1.5도 제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탄소 예산에 기반한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과 더불어 “지구 생태계의 회복탄력성을 증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기존의 탄소중립 대신 기후중립 개념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기후중립은 현재 가용한 기술에 집중하고 모든 인위적인 온실가스(CO₂, CH₄, N₂O, HFCs, PFCs, SF6 등)의 순배출 ‘0’을 목표로 한다. 반면 위원회의 탄소중립은 미래의 탄소포집기술에 의존하고 목표 시점의 온실가스 순배출이 ‘0’이 아닌 안이 둘이나 포함돼 있다.

하지만 두 시나리오 모두 공통적으로 시민들과 함께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2040 기후중립 시나리오’는 8월25일 위원회에 제출됐다. 두 시나리오를 비롯해 여러 이야기가 담겨 완성도 높은 하나의 시나리오가 나올지 주목된다. 흥행 보증 공식은 이미 나와 있다고. 지구 온도는 낮추고, 시민 참여와 실천 열기는 높이는 것. 세계시민으로서 열렬히 응원한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 분야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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