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인의 잠재적 역량을 평가해서 공천할 때 기준이 뭐냐. 보통은 ‘자신의 조직 역량을 증명해보세요’ 하면 출신학교, 고향 이런 거 한다. 허당이지, 뭐. 고등학교 동창이 전부 나를 찍나.(웃음) 그런 거보다는 접촉면을 늘려야 한다. 접촉면이 얼마나 되는지 물리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제일 좋은 게 에스엔에스(SNS)다. 얼마큼 접촉할 수 있냐. 요런 게 중요한 평가 요소를 만들 수 있지 않겠냐 생각하는 거고. 진짜 실력 중심으로 하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022년 9월21일 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당 타운홀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민주당 내 공천시스템이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있다. 모든 공천권이 당심을 따르지 않으면 개혁할 수 없다”는 한 당원의 말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1년6개월가량 남은 다음 총선에서 SNS 실적을 공천 기준에 포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정치는 국민과 직접 접촉면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는데요. 이 대표는 언론의 문제를 들었습니다. “정치는 국민과 직접 접촉면을 최대한 늘려놔야 한다. 입법·행정·사법 3부가 있다면 여론을 형성하고 정보를 전달하는 언론이 제4부라고 부를 만큼 중요하다. 왜냐하면 주권자가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뭘 알아야 판단을 한다. 정보가 주어지면 그대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게 인간의 한계 아닌가. 그런데 만약에 정론직필하지 않고 곡필한다, 이렇게 하면 민주주의 자체를 위협한다.” 이어 이 대표는 “어떤 제도를 만들거나 해서 (언론 문제가) 쉽게 해결되는 게 아니다”라고 진단한 뒤 “국민과 직접 소통을 하는” SNS 실적을 평가하는 방안을 꺼내든 것입니다.
제1430호는 ‘이재명의 두 번째 전쟁’을 표지이야기로 다뤘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얼굴이 <한겨레21> 표지에 단독으로 등장한 것은 2017년 3월6일(제1152호) 이후 5년여 만입니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국민의 불안을 꾸준히 취재해 전했지만 이번만큼은 이 대표를 다루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전 대선 후보, 현 거대 야당 대표를 향해 검경이 수사로 조여오는 상황이 간단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는 ‘당원 중심 민주당’을 내걸고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며 정면돌파하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예일대학의 저명한 정치학자 프랜시스 매컬 로젠블루스 교수와 이언 샤피로 교수가 낸 책 <책임 정당: 민주주의로부터 민주주의 구하기>에 나오는 논쟁적인 주장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민주주의 세계 전역에서 의사결정과 정치인에 대해 유권자의 직접 통제가 강화되면서 민주적 책임성이 늘기보다 오히려 유권자 소외 현상이 커졌다는 게 저자들의 주장입니다. 좋은 정치를 향한 곱씹어볼 만한 논쟁, 계속 취재해 전달하겠습니다.
관련기사 : 꼬리 잡아 몸통 흔들던 이재명, 꼬리 잡힐까
관련기사 : 이대로라면 민주당은 계속 진다
http://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2585.html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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