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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공원 조성 관련 자료를 한창 읽고 있던 7월7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기증한 문화재와 미술작품을 전시할 기증관을 설립할 최종 후보지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옆 부지가 제안됐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2020년 12월 국립중앙박물관도 용산공원 정비구역에 편입됐으니, 이곳이 최종 낙점된다면 용산공원에 이건희 기증관이 생길 수도 있는 일입니다.
2003년 5월 한-미 양국이 용산기지 이전을 합의한 뒤 우리는 이 땅을 두고 많은 꿈을 꿨습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021년 5월에 내놓은 ‘용산기지에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책도 그런 것이지요. 금방이라도 우리 땅이 될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의 바람과 달리 미군기지 반환은 더딥니다. 정부는 2018년까지 미군으로부터 터를 넘겨받아 용산공원 기본·실시 설계를 끝낼 계획이었지만, 반환 협상은 2019년 12월에야 개시됐습니다. 2021년 6월 현재, 전체 대상 면적 203만㎡의 2.6%(5만3천㎡)만 반환된 이유입니다.
이렇게 늦어지니까 용산기지 내 1천여 시설물 조사도 여의치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상황은 더욱 좋지 않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용산미군기지 부지를 단계별로 부분 반환을 받으며 용산공원을 조성해 2030년 전체를 개방한다는 계획이지만, 그 시간표를 맞출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시간표를 맞추느라 밀어붙일 일은 아닙니다. 용산미군기지, 용산공원이라는 말을 수년간 들어서 익숙한 듯하지만 사실 우리는 그 땅을 잘 모릅니다. 그곳을 알아가는 게 먼저입니다. 방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과거 미군 장교 숙소로 활용된 용산기지 남동쪽 부지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 얼음을 저장하던 서빙고가 인근에 있어 ‘서빙고’라고 불렸던 곳인데, 정부가 용산공원 조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2020년 8월부터 개방했습니다. 매주 화~금요일 오후 2시와 토요일 오전 10시, 오후 2시에 현장(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221)에서 도보 투어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사전 예약은 없지만 신분증이 필요하고 최대 200명이 동시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4월1일 용산구 서빙고로 용산4구역 해링턴스퀘어 단지 내에 개관한 용산도시기억전시관도 가볼 만한 곳입니다.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용산의 변천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많은 자료를 전시했습니다. 무엇보다 2009년 발생한 용산 참사를 성찰하고 기억하는 전시관이 따로 있는 게 눈에 띕니다. 서울 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이나 현장접수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7~8월 무더위 탓에 잠시 운영을 멈췄지만 용산기지 둘레길 산책도 참 좋습니다. 용산기지 13㎞ 담벼락을 따라 총 8코스를 여럿이 함께 걸으며 다양한 삶의 모습과 그 안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합니다. 둘레길 산책은 9월에 재개합니다. 이 밖에 지하철 6호선 지하 공간에 용산공원 조성 계획을 알리는 ‘용산공원 플랫폼’이 있는데 지난 1년간 11만7천 명이 다녀갔습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누리집 ‘용산공원 사용설명서’(yongsanpark.community)에 가면 더 많은 정보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품어온 꿈인 용산공원 조성은 정부만의 몫은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참여해 “수세대에 걸쳐 계속해서 채워나가”야 할 과제입니다.
정은주 편집장 ej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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