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모 단정해야 한다.
기업 면접 때만 그런 게 아니다. 트위터할 때도 용모 단정해야 한다. 특히 좌빨 트위터리안들은 당장 트위터를 멈추고 대구산 참기름으로 머리 손질에 나설 일이다. 안 그러면 욕먹는다. 전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자문위원인 박용모씨한테 욕먹는다. 배우 김여진씨는 5월18일 전두환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당신은 학살자입니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박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경제학살자 김아무개 대통령 두 사람에게는 무어라 말할래” “얼굴도 못생긴 게”라는 글을 올렸다. 김씨에게는 따로 “미친×”이라고 멘션을 보냈다. 배우 김씨의 용모는 ‘평민’들을 웃돈다. 김씨의 용모도 박씨의 성에 안 찼다. 박씨는 한나라당 자문위원직은 사퇴했지만 대통령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직은 유지하고 있다. 민주평통 대구·경북 담당 이명기 사무관은 5월20일 과의 통화에서 “박씨는 언제부터 평통 자문위원으로 재직 중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개인정보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헌법기관의 자문위원 재직 기간이 개인정보?
용써야 한다.
존경하는 분을 띄우려면 박씨 정도는 해야 한다. 이 정도는 용써야 뜬다. 박씨 덕분에 시민들은 또다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왜 “학살자”소리를 듣는지 찾아보게 됐다. 대구 지역지인 을 보면, 지난 1월18일 전 전 대통령 팔순 잔치가 열렸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예식장에 예전에 용 좀 쓰신 분들이 모였다. 장세동 전 안기부장, 정호용 전 국방장관이 용모 단정히 ‘장군’을 뵈러 왔다.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조용기 목사, 소설가 이문열씨, 김동길 교수도 차 막히는 강남 도로를 뚫고 오느라 용썼다. 재산이 29만원인 전 전 대통령은 “내년에도 아이들로부터 이런 잔칫상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순자씨도 “8년 후면 내가 팔순이고 각하가 미수인데 그때도 이런 잔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 전 대통령 쪽 관계자는 전했다. 재산이 없어 추징금 1672억원을 못 내는 아버지를 위해 잔치를 여느라 ‘장군의 아들’들도 용썼다.
용용 죽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이건배)는 5월17일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처벌받은 이신범(61)·이택돈(76) 전 의원이 전 전 대통령과 국가, 이학봉(73) 당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수사단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두 명에게 각각 7억원과 3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실제로 전 전 대통령은 배상금을 1원도 내지 않을 것 같다. 정부가 배상금을 낼 확률이 크다. 정부가 전 전 대통령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먼저 나랏돈으로 배상한 뒤 실제로 잘못을 저지른 전 전 대통령에게 배상금을 다시 청구하는 게 구상권 행사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이 신고한 재산이 29만원에 불과해 사실상 돈을 받아낼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만화가 강풀의 은 여전히 영화화가 미뤄지는데, 출판사 시공사는 잘나가고 전 전 대통령은 생일 때마다 흐뭇하시다. 전 전 대통령이 속으로 ‘국민아, 용용 죽겠지?’라고 할 것 같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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