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영화 개봉 전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하는 것은 한국적 현상만은 아니라고 합니다. 미국에 본사를 둔 UPI 코리아 관계자는 “시사회를 하면 한국을 포함해 각국 지사에서 관객 반응 등을 포함한 보고서를 본사에 보낸다”고 전합니다. 다른 나라에서도 시사회를 한다는 얘기죠. 그러나 시사회 규모 등에 관해선 그 나라 실정을 잘 아는 지사에서 주로 판단합니다.
수만 명 단위까지 대규모 시사회를 하는 영화는 대개 작품은 좋으나 배우와 감독의 유명세가 떨어져 관객의 관심을 받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예컨대 신인 감독에 스타 배우가 없었지만 작품에 자신이 있었던 는 5만 명 시사회를 열었습니다. 최근에 도 그랬죠. 질문하신 것처럼 입소문을 통해서 흥행을 노리는 거지요. 하지만 스타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굳이 시사회를 많이 하지 않습니다. 배우의 이름값으로 개봉 첫 주에 높은 예매율을 예약한 터라 굳이 시사회를 해서 유료 관객 수를 줄일 필요가 없는 거지요. 예컨대 봉준호 감독, 원빈과 김혜자 주연의 같은 작품은 시사회를 많이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언론 시사도 하지 않고 개봉하기도 합니다.
일반 시사회가 늘어난 이유는 관객이 점점 전문가의 평가를 신뢰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요즘 관객은 기자나 평론가의 글보다 친구의 입소문, 평범한 관객의 인터넷평을 더욱 믿지요. 더구나 스타가 없는 영화는 광고를 해도 주목도가 떨어져 광고 효과도 작습니다. 그래서 같은 비용이면 광고보다 오히려 시사회가 홍보 효과가 크지요. 5대 도시 시사회가 본격화된 것도 인터넷의 영향이 큰데요. 예전엔 지방에서 시사회를 하고 싶어도 관객을 모을 방법이 마땅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국구’ 포털이 생기면서 지방 관객을 모으기가 쉬워진 거죠.
아, 그리고 장르별로 시사회 효과가 다릅니다. 액션보다는 코미디·멜로 영화가 일반 시사회를 더 많이 하는데요. 액션은 광고만 보아도 ‘느낌’이 전달되지만, 줄거리가 중요한 멜로 영화는 기승전결을 알아야 입소문이 나니까요. 끝으로 시사회를 얼마나 할지는 데이터에 근거하기보다는 ‘감’에 따른다고 합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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