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이 2026년 8월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2026년 8월18일 이재명 대통령에게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해달라고 제청했다. 이 과정에서 조 대법원장이 그동안 청와대와 사전 조율하는 관례를 깨고 서면으로 제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는 애초 손 부장판사가 아니라 김민기 판사를 적임으로 지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8월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청와대와) 협의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면담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고, 서면 제청은 대통령실 민정수석실과 협의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열린 첫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왜 조 대법원장은 한덕수씨 같은 내란 공범의 길로 가려고 하는가. 잘라달라는 건가”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국회에서의 대법관 임명동의안 부결 의견에 더해 조 대법원장 탄핵을 거론하는 주장까지 나왔다. 헌법 제104조는 ‘대법관은 대법원장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돼 있다. 대법원장이 관례를 깬 건 맞지만, 이를 두고 탄핵까지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 아니냐는 반론이 나오는 까닭이다.
문제는 조 대법원장이 2026년 1월 후보추천위원회가 후보 4명을 압축한 뒤 약 7개월 동안 임명 제청을 하지 않고 뭉그적댔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관례를 깨고 뒤늦게 임명 제청권을 행사한 이유에는 조 대법관이 향후 대법원 구성의 주도권을 확보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대법관 증원법에 따라 2028년부터 2030년까지 1년 간격으로 4명씩 모두 12명의 대법관이 늘어나고, 이들 대법관은 모두 이 대통령이 임명하는 차기 대법원장이 제청한 뒤 이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기 때문이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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