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참모총장 당시 정호용. 한겨레 자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2·12 군사반란(1979)과 5·18 민주화운동(1980) 당시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이었다. 전두환 신군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강제로 위원장직과 직장에서 쫓겨났다.(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구술 컬렉션, 2009) 1990년대 중반 전향한 뒤 양극적인 궤적을 내달려온 그에게 ‘정호용’이라는 이름 석 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전 국방부 장관 정호용은 전두환 신군부의 핵심 인물이었다. 12·12 당일 군사 행동에는 직접 가담하지 않았으나 이튿날 육군특수전사령관에 임명됐고, 5·18 당시 광주를 오가며 공수부대를 지휘했다. 그 뒤 20년 가까이 권력의 노른자위를 한 치도 벗어나지 않다가, 광주 시민을 학살한 혐의(내란목적살인죄 등)로 1997년 대법원에서 징역 10년형을 선고받았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2025년 5월14일 저녁 정호용을 상임고문으로 위촉했다가, 5·18 유혈 진압 장본인이라는 비판이 거세자 3시간 만에 취소했다. 앞서 4월7일 정호용은 경북고 후배인 김문수 후보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전직 의원 125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른바 ‘윤석열 나이’로도 93살이 다 된 그는, 현재 전두환 신군부의 몇 안 되는 생존자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 가운데 12·3 내란을 가장 강경하게 두둔해왔다. 윤석열이 정치적 존재감을 잃은 자신에게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고용노동부 장관 자리를 안겨준 데 대한 보은 성격만 있지는 않을 터다. 그 덕에 그는 대한민국 극우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대선 후보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과거는 삭제될 수 없다. 세탁할 수 있을 뿐이다. 노동운동가로 살았던 시간을 구원을 위한 수난의 서사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12·12와 5·18의 화석 같은 존재를 굳이 되살리려 한 이유 아닐까.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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