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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vs 이준석…정치인의 말, 어떻게 가려내나요?

등록 2023-12-01 20:52 수정 2023-12-09 00:02

<한겨레21>은 지난호 표지이야기에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인터뷰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대전 방문을 현장 취재했습니다. 독자님들의 댓글 반응이 평소보다 뜨겁더군요. 댓글들을 살펴보니 ‘이 전 대표와 한 장관을 왜 엮느냐, 둘이 비교가 되느냐’는 반응(주로 보수 성향 유권자인 것 같습니다)이 많았습니다. 네, 독자님 말도 맞습니다. 한국갤럽의 2023년 11월 둘째 주 ‘차기 정치 지도자’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21%), 한동훈(13%), 오세훈(4%), 홍준표(4%), 이준석(3%) 순의 선호도를 보였습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 참조).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시 지지율이 10%대로 집계되는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이렇게 격차 나는 둘을 나란히 놓고 기사를 쓴다는 게 불편하셨나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런 생각도 듭니다. 둘 사이에 꽤 비교될 만한 공통점이 있지 않나요? 정치평론가들은 주로 둘 다 ‘엘리트 이미지’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 전 대표가 ‘서울 과학고’ ‘하버드대학’ 학력으로 유권자의 주목을 받은 것처럼, 한 장관 역시 ‘서울대 법대’ ‘엘리트 검사’ 등의 이미지로 보수 유권자에게 호감도를 높였다는 겁니다. 개인적으론 이 공통점보다 더 눈길이 가는 지점이 있습니다. 두 사람의 ‘말’입니다. 자신에게 불리한 질문을 유리한 국면으로 바꾸는 ‘말’, 언론의 눈에 띄는 ‘말’, 그래서 뉴스에 많이 나오고 유권자에게 읽힐 ‘말’. 이 말들을 둘 다 잘 아는 것 같습니다.

뉴스 점유율이 이를 방증합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 ‘공산주의와의 체제 경쟁이 끝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머릿속 이념정치에 매달려 있다’는 취지의 비판을 자주 해왔는데요. 매일, 종일 언론에 나와 비슷한 얘길 하는데도 뉴스가 되고 조회수가 나옵니다. 한 장관은 11월21일 대전을 방문해 “여의도에서 300명만 쓰는 고유의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사투리 아니냐. 나머지 5천만 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밝혔는데요. 의원들과의 설전, 단어를 고르는 방식을 보면 그는 누구보다 ‘여의도 사투리’ 혹은 ‘뉴스 사투리’를 잘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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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정치 뉴스가 쏟아집니다. ‘누가 망언했다, 누가 비판했다, 누가 다시 역공했다.’ 8할이 말에 대한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기자가 ‘정치인의 말’을 전합니다. 그런데 기자가 아닌 유권자로서의 저는 눈을 감고 숨을 들이쉬며 생각합니다. 이 ‘말싸움’의 향연 사이에서 내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진짜 정치인’을 알아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걸어온 행보를 검색하고, 유튜브에서 발언을 보고, 저서를 읽고, 때론 블로그에서 정책을 확인해봐도 확신이 서지 않더군요. 여러분은 어떻게 ‘진짜 정치인’을 가려내시나요?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금, 넘치는 말들 사이에서 진정성 있는 말을 가려내는 독자님만의 방법이 궁금합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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