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특검법 통과의 ‘키맨’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사진)이 이 법을 반대하기 때문이다.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을 배제하고 패스트트랙으로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키려 한다. 그러려면 법사위 재적 위원 18명 가운데 5분의 3 이상인 11명이 찬성해야 하는데, 민주당 의원은 10명이라 법사위 소속인 조정훈 의원의 협조가 필요하다.
하지만 조 의원은 일찌감치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2022년 9월9일 페이스북에 “소중한 추석 밥상을 짜증 나게 하는 특검법 추진에 반대한다”고 글을 올렸다. 조 의원은 이후 여러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 중 제일 쪼잔한 게 배우자에 관한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인) 김혜경씨 의혹도 마찬가지다. 여야가 합의해 퉁칠 건 퉁치자” “특검법은 노이즈 마케팅이고 정치쇼”라며 비판 수위를 올렸다.
화가 난 민주당은 조 의원의 ‘출신’을 거론하며 압박했다. 민주당에서 ‘윤석열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9월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의원이 어떻게 해서 국회에 들어오게 됐는지 한번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2020년 총선 당시 ‘시대전환’을 창당했다가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합류해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당선 확정 뒤 더불어시민당에서 제명되는 형식으로 시대전환에 복귀했다. 조 의원이 민주당과 한배를 타야 한다는 것인데, 박 의원은 특별히 “민주당 덕택으로 의원 되신 것을 지적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조 의원을 향해 “(특검법 반대는) 역사적 책임을 짊어지는 것”이라며 동참을 촉구했다.
조 의원은 국제금융기구인 세계은행에서 일했고 아주대 통일연구소장을 지냈다. 그는 2020년 문재인 정부의 대형 일자리 육성 정책인 ‘한국판 뉴딜’ 사업을 “최저임금을 주는 쓰레기 일자리”라고 비판해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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