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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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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깃을 여미며

등록 2000-09-19 00:00 수정 2020-05-02 04:21

은 이번호부터 새롭게 개편된 지면을 독자 여러분들께 선보입니다. 지난 94년 3월 창간 이후 몇 차례 지면개편이 있었지만 이번 개편은 가장 큰 폭의 변화를 시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바뀐 지면을 내놓으면서는 설렘의 한편으로 뭔가 미흡하다는 느낌도 솔직히 떨쳐버리기 힘듭니다.

은 이번 지면개편에 앞서 독자들의 여론을 광범위하게 들어보았습니다.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FGI(Focus Group Interview·표적집단심층면접)도 실시했고, 기자들이 직접 독자들을 만나 생생한 육성도 들어보았습니다. 독자들이 진정으로 에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또 불만은 무엇이며, 개선방향은 어떤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됐지만 큰 줄기는 대략 한 가지로 모아졌습니다. ‘다운 ’에 대한 염원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매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다른 시각과 진보적 관점,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는 명쾌한 대안과 비전의 제시, 평범한 이웃들이 살아가는 따뜻한 이야기 등. 그리고 이 점차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따가운 질책도 많았습니다.

이런 지적은 구성원들의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지면쇄신 방향은 이런 독자들의 의견에 충실히 따르는 쪽으로 잡혔습니다.

우선 독자편집위원회가 출범합니다. 독자편집위원회는 단순한 ‘장식용’이 아니라 독자와 편집진들간의 명실상부한 의사소통의 창구로서, 또 독자들의 의견이 지면에 충실히 반영되는 통로로서 기능할 것입니다. 독자편집위원들이 앞으로 호된 시어머니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기대합니다. 이와 함께 대학의 언론비평 동아리 ‘노곳떼’(한국외국어대)와 ‘씨알’(연세대)이 격주로 번갈아가며 을 꼼꼼히 분석해 비평할 것입니다.

은 앞으로 우리 사회의 금기와 성역에 대한 도전을 더욱 과감하고 치열하게 전개해나갈 것입니다. 물론 금기에 대한 도전은 지면 전편을 관류하는 정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따로 ‘성역깨기’라는 면을 신설한 뜻은 분명합니다. 이는 어떤 성역이나 금기도 결코 의 사각지대에 머물게 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토론 문화의 활성화도 큰 화두입니다. ‘시시 vs 비비’는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때로는 글로, 때로는 직접 얼굴을 맞대고 치열하게 토론을 전개하는 장입니다. 이런 토론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아시아 네트워크’는 이 우리 언론사상, 아니 아시아 언론사상 처음으로 시도하는 야심찬 실험입니다. 아시아 각국의 유수한 저널리스트들과 활동가들이 참여하는 이 네트워크는 한반도를 비롯해 아시아의 문제를 아시아인의 눈으로 조망해나갈 것입니다. 이 밖에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삶을 집중조명하는 ‘마이너리티’, 서울 일변도의 기사에서 탈피해 각 지역의 현안과 문화적 흐름 등을 지역 활동가들과 기자들이 직접 소개하는 ‘풀뿌리통신’, 동양과 서양의 논리와 사유양식을 넘나들며 새로운 보편적 논리를 모색하는 ‘이상수의 동서횡단’,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 머물고 있는 러시아 출신 박노자 교수의 명쾌한 칼럼 ‘박노자 교수의 북유럽 탐험’ 등도 주목해 주십시오.

은 이번 지면개편을 계기로 더욱 올곧은 잡지로 커나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깊은 관심과 애정, 그리고 질정을 부탁드립니다.

한겨레21편집장 김종구 kj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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