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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평양~베이징 고속철도 건설 등…이 대통령, 시진핑에 4대사업 제안

광역두만개발계획·원산갈마 평화관광 등 4대 남북·국제 협력사업 협력·중재 요청
등록 2026-01-13 09:52 수정 2026-01-13 10:03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만찬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샤오미 폰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샤오미 폰은 지난해 11월1일 경주 정상회담 때 시 주석이 이 대통령한테 선물한 것이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만찬 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샤오미 폰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샤오미 폰은 지난해 11월1일 경주 정상회담 때 시 주석이 이 대통령한테 선물한 것이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남북 관계 개선과 동북아 협력을 위해 ‘광역두만개발계획’(GTI)을 포함한 4대 남북·국제 협력사업 구상을 설명하며 협력·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6년 1월12일 한겨레가 한-중 정상회담 사정에 밝은 복수의 고위 관계자들의 말을 모아 보니, 이 대통령은 1월5일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서울~평양~베이징 고속철 건설 △원산갈마 평화관광 △대북 보건의료 협력 △광역두만개발계획(GTI, Greater Tumen Initiative) 등 모두 4가지 남북·국제 협력사업 구상을 밝히며 중국 쪽의 협력과 중재를 요청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다음날인 1월6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한 접견·오찬 때도 4대 협력사업 구상을 밝히고 협조·중재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1월7일 중국 상하이에서 한 순방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시 주석한테 “한반도 문제에서 중재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당시에는 어떤 협력사업 구상을 밝혔는지는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않았다. 시 주석은 이 대통령의 협력·중재 요청에 “좋은 제안”이라며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이후 남북 관계가 워낙 나쁜데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과 설득 능력이 제한적이라며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우리가 준비해온 협력사업 구상을 정상 외교를 통해 협상 테이블에 올려 공식 의제화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한 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①서울~평양~베이징 고속철 건설

 

이 대통령이 시 주석한테 가장 먼저 강조한 남북·국제 협력사업이다. 이 구상은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 합의, 문 대통령과 리커창 당시 중국 총리의 공감에 뿌리를 두고 있다. 김 위원장이 2018년 정상회담 때 각별한 관심을 보인 ‘한반도 종단 고속철’ 건설사업 구상을 중국으로 확장한 것이다. 한·중의 주도적 사업 추진으로 북한을 설득해 남북·한중 협력의 기반을 강화하자는 구상이다.

 

②‘보건의료’ 협력

 

인도주의 성격이 강해 ‘제재 면제’의 여지가 있는데다 ‘김정은 특별 관심사’라는 사실에 주목한 접근법이다. 김 위원장은 평양종합병원과 강동군·구성시·용강군 지방병원을 준공한 2025년을 “보건혁명의 원년”이라고 규정하고 “2026년부터 해마다 20개 시·군에 병원을 동시 건설하겠다”고 밝혀왔다. 이와 관련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025년 12월1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감염병 대응, 군 단위 병원 현대화 등 보건의료 협력 보따리를 마련하고 이를 위한 재원 마련을 목표로 국제신탁기금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신탁기금’ 조성이라는 다자 국제협력 방식으로 북한의 거부감을 낮추고 ‘제재 장벽’을 넘어서겠다는 구상이다.

 

③원산갈마 평화관광

 

‘관광’은 원칙적으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의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가 ‘김정은 국책사업’이라는 점에 착안한 구상이다. 북한은 김 위원장 주도로 하루 2만명 숙박 규모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를 건설해 2025년 7월1일 개장했으나 내국인과 러시아 관광객을 제외한 ‘제3국 관광객’을 유치하지 못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김 위원장이 “세계적인 해안관광도시”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힌 터라, ‘적자 누적’을 벗어날 획기적 관광객 유치 구상이 절실하다. 이와 관련해 정동영 장관은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재외동포 고향방문→남·북·중 환승관광→한국인 관광”의 3단계 접근법을 통해 ‘원산갈마 평화관광’을 남북 협력 재개의 마중물로 삼겠다고 했다.

 

④광역두만개발계획

 

1991년 유엔개발계획(UNDP)이 주도한 ‘두만강개발계획’(TRADP)에 뿌리를 둔, 역사가 깊은 동북아 정부 간 협력 구상이다. 한국·중국·러시아·몽골이 정회원국이고 북한은 2009년 2차 핵실험 직후 탈퇴했으나 실무 간부를 ‘지티아이’ 사무국에 상주시키고 있다. 두만강 하구는 북·중·러 3국의 국경이 교차하는 곳이다. 중·러는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두만강 하구 개발 협력’을 명시하고 있고, 북·러는 2024년 6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두만강국경 자동차다리’를 건설하고 있다. 이런 사정에 비춰 이 대통령이 ‘지티아이’를 남북·국제 협력사업의 하나로 시 주석한테 설명하고 협력·중재를 요청한 건 남북관계를 훌쩍 뛰어넘는 전략적 포석이다. 북·중·러 3국의 ‘안마당’에서 한국이 참여하는 다자 협력의 재활성화를 제안했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경색된 한-러 관계의 ‘발전적 변화’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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