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4·11 총선 당시 비례대표 후보 공천과 관련해 거액의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고발당한 당시 새누리당 공천심사위원 현기환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8월2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금품 수수 사실을 부인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현 의원은 "검찰이 빨리 소환해 조사해 달라"고 말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매직. 인턴사원 한 명이 대표이사부터 말단직원까지 임직원 전체를 벌벌 떨게 하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어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아들 이선호씨 이야기예요. 스물두살이래요. 인턴을 앉혀두고 팀장들이 돌아가며 브리핑하고 있다네요. 계열사에 들어온 ‘이병철 가문’의 장손은 인턴이지만 인턴이 아니래요. 사람들은 그를 ‘CJ 프린스’라고 불러요.
매관매직. 마법은 또 있었어요. 국회의원 되는 거 참 쉽네요.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 후보의 최측근인 현기환 전 의원 이야기예요. 이분, 친박 최측근이에요. 총선 때는 공천심사위원을 지냈어요. 일단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3억원을 받았대요. 불출마를 선언한 현기환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분이 바로 ‘표절 거사’ 문대성 의원이에요. 문대성 의원님은 런던올림픽 개막식에도 가셨더군요. 우리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을 때 <bbc> 방송국 카메라가 그를 클로즈업했어요. 환하게 웃고 계시더군요. 지켜보는 사람들은 환장하게 쪽팔렸어요. 어쨌든 현기환 전 의원에게 돈을 줬다고 지목된 당사자는 새누리당 비례대표 현영희 의원이에요.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 어디서 그런 큰돈을 구했냐고요? 남편이 부산에서 철강과 부동산 사업 등을 하는 알부자라는군요.
매관매직이 일어나던 때에 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근혜 후보는 “공천을 힘 있는 누가 마음대로 해서는 안 된다”고 했어요. 당시 새누리당은 ‘시스템 공천’이니, ‘현역 의원 물갈이’니 하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그런데 정작 측근의 공천장사는 못 보신 모양이네요. 수습의 속도만은 신속해요. 과연 ‘대한민국 프린세스’다워요. (민X통X당, 통X진X당 보고 있나?) 하루 만에 탈당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대선 가도에 빨간 불이 들어왔으니 이해는 해요. 그런데 개운하지는 않아요. 논문을 표절한 전직 운동선수도, 제수를 성추행한 파렴치한도, 매관매직의 마법사들도 탈당하면 그만인가요? 현기환, 현영희. 공교롭게도 두 분 다 현씨네요. 유명한 현씨가 또 있지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을 마법처럼 퇴출시킨 현병철. ‘현 트리오’네요? 하나마나한 탈당·출당 말고 현병철부터 정리하면 안 될까요?
또다시 매직. 박근혜 후보의 마법도 만만치 않아요. “5·16은 최선의 선택”이라는 말을 주워 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죠. 군부 집권을 위한 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으로 마음대로 바꾸시더니 표심이 돌아서니까 또 역사를 바꾼다고요? 측근은 매관매직, 후보는 역사매직. 꼬마 마법사들이 넘쳐나는 호그와트가 부럽지 않네요. 다들 그렇게 매직을 선호하신다면, 좋은 일에 한번 쓰시죠. 폭염에 신음하는 전국에 단비를, 기온은 23~24℃ 정도로요. 자, 준비하시고…. 헉! 맨입에는 안 된다고요? 3억원 준비하라고요? 이건 뭐 매관매직도 아니고, 매직을 사고파는 ‘매직매직’인가요? 날도 더운데 아주 그냥 숨이 턱턱 막히네요.
송호균 기자 uknow@hani.co.kr</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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