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소·양과 말이 무리 지어 대초원을 누비고 구릉을 오가며 풀을 뜯는 풍경으로 몽골의 여름이 시작된다. 초원을 가로지르는 하천을 따라 파릇파릇 돋아난 풀을 뜯던 염소 무리가 물을 건너 이동하고 있다.
쉬지 않고 달려도 앞으로 더 갈 길이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남아 있는 초원길이다. 2023년 5월28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출발해 7일 동안 자동차로 달렸다. 칭기즈칸의 고향 헨티 아이막(우리나라의 도에 해당하는 몽골 행정구역)으로 향하는 길목은 이미 여름이 시작됐다. 연평균 강수량 250㎜에 불과한 몽골의 비는 여름에 집중된다. 짧은 기간에 내린 비로 초지의 풀이 자라고 사람과 동물이 사계절을 살아간다. 몽골의 여름은 6월부터 7월까지다. 초원의 여름은 짧아서 더 화려할까? 일제히 핀 꽃이 한꺼번에 짙은 향을 낸다. 하천과 습지, 호수를 따라 푸른 싹을 틔워 살아 있는 생명을 불러 모으는 초원의 여름 풍경을 드론을 띄워 담았다.

헨티 아이막에서 가장 큰 담수호인 항갈호수. 해발 1322m 높이의 고원 호수와 푸른 하늘이 주변에 길게 이어진 산·숲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풍광을 보인다.

초원을 가로질러 구불구불 흐르는 물을 따라 풀이 자라고 사람과 가축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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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란바토르에서 남동쪽으로 130㎞ 떨어진 군갈루트 자연보호구역(Gun-Galuut Nature Reserve). 비교적 작은 면적에도 높은 산, 대초원과 어우러진 강, 강이 범람해 만들어진 습지가 다양한 생태계를 품고 있다.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식히러 말들이 하천에 들어갔다.

계곡 사이를 흐르는 물은 척박한 초원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인간이 다니는 길도 물길 따라 뻗어 있다.

초원을 건너는 여행자도 호수 주변에 숙소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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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물과 구름이 어우러진 초원.

시베리아 잎갈나무와 자작나무 군락도 푸른 잎을 틔우기 시작했다.
바가누르·헨티 아이막(몽골)=사진·글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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