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이는 2023년 3월3일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에서 배회하다 고양시 동물보호센터 포획팀에 구조됐다. 땅콩이는 구조 당시 태어난 지 60일 정도 된 것으로 추정했다. 보호센터에서 ‘2023-00163’이란 관리번호로 불리며 20여 일 생활하던 땅콩이에게 3월24일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유기동물에게 가족을 찾아주는 ‘포인핸드’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땅콩이를 접한 임보아씨 부부가 땅콩이를 만나러 왔다. 00163호의 귀여움에 빠진 임씨 부부는 ‘땅콩’이란 이름을 지어줬다.
고양시 동물보호센터는 보호를 마치고 떠나는 땅콩이에게 분홍빛 목줄을 채웠다. 목줄은 구속의 상징이 아니라, 반려인과 함께 걷는 소통의 도구이기도 하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2014년 직영 동물보호센터로 문을 연 이곳에는 3월 말 현재 개 148두와 고양이 54두가 보호받고 있다. 버려진 동물을 구조해 주인을 찾아주거나 입양을 주선한다. 하지만 입소 전 검사에서 전염병이 발견되거나 심한 공격성으로 반려가 어려우면 이른바 ‘인도적 처리’를 하기도 한다.
동물보호센터 포획팀에 3월27일 신고가 들어왔다. 덕양구 원당동 반려동물카페 주변에 주인 없는 개가 배회한다는 내용이었다. 2인1조로 출동한 포획팀은 서너 차례의 시도 끝에 그물채로 유기견을 구조했다. 검정색 얼룩무늬 유기견은 구조 과정에서 흥분해 공격성을 보였다. 결국 마취주사를 맞고 입소 전 검사를 받았다. ‘2023-00221’이란 관리번호가 부여돼 센터의 보호를 받는다.
동물을 가족으로 삼는 반려인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반려동물을 돈으로 사지 않고, 버려졌거나 가족을 잃은 동물을 새 가족으로 맞이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동물보호관리시스템’이란 검색어를 넣으면, 구조돼 보호 중인 동물을 찾아볼 수 있다. ‘보호중 동물’란에 들어가면, “주인님! 저 여기 있어요”라는 글귀가 반려동물을 잃어버렸거나 새 반려동물을 맞고 싶은 이를 반긴다.
새 가족을 만나 한 달여를 보낸 땅콩이는 폐렴을 앓고 있다. 아직 필수 백신 접종을 마치지 못해 바깥나들이를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사랑이 넘치는 엄마의 관리를 받으며 온 집 안을 뛰어다닌다.
고양=사진·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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