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봄꽃이 튀밥처럼 터져 온 마을을 뒤덮었다. 지리산 노고단 아래 자리잡은 산비탈 마을, ‘산수유마을’ 풍경이다.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마을에선 ‘구례산수유축제’가 4년 만에 열렸다. 코로나19로 움츠렸던 산수유꽃이 기회를 벼른 듯 상위마을, 하위마을, 반곡마을, 대평마을로 이뤄진 산수유마을 일대를 노랗게 물들였다. 축제 첫날인 2023년 3월11일, 주말을 맞아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마을 들머리부터 2차선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운영해 한 시간 남짓 걸려야 마을 한복판에 이를 수 있다. 극심한 교통체증에 지칠 법도 하건만, 지천으로 핀 산수유꽃을 보는 탐방객의 얼굴은 환하게 피어난다.
산수유꽃의 꽃말은 ‘영원한 사랑’이다. 태어난 지 6개월 된 딸과 아내, 부모님 등 3대가 함께 산수유마을 탐방에 나선 이광영(34)씨는 “아내와 연애하던 2020년 봄, 이곳에 왔을 땐 축제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제 결혼도 하고 딸 이수도 낳아 가족과 함께 다시 오니 축제까지 열려 정말 새롭고 즐겁습니다”라고 말했다.
지리산에서 흘러온 물은 산수유마을 한복판 암반계곡을 따라 흘러 섬진강으로 달려간다. 그 물줄기를 따라 12만 여 그루의 산수유나무가 꽃을 피우고 섰다. 2㎞ 남짓 이어진 꽃길을 걷다보면 꽃에 취해 ‘꽃멀미’를 일으키기도 한다. 여러분도 떠나보시라.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 이 봄이 지기 전에.
구례=사진·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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