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삼척시와 경상북도 울진군 경계에 삼척시 원덕읍이 자리하고 있다. 원덕읍에는 영국 사진가 마이클 케나의 풍경사진으로 널리 알려진, 아름다운 솔섬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기형적인 풍경이 됐다. 그 솔섬 뒤로 한국가스공사 삼척기지본부가 운영하는 약 200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저장하는 탱크들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지반이 침식되는 문제로 보강 작업을 했지만, 해안침식은 현재진행형이다. 인근 월천해변의 백사장은 몽땅 사라졌다. 가스저장탱크 뒤로는 석탄화력발전소 2기가 들어서 있다.
삼척시에는 삼표시멘트(옛 동양시멘트) 공장이, 동해시에는 한라시멘트와 쌍용양회 공장이 있다. 시멘트 공장에는 전국의 산업 폐기물이 들어와 다시 시멘트로 재탄생한다. 쓰레기를 재생한다는 허울 아래, 독성 시멘트가 만들어지고 있다.
시멘트 공장뿐만 아니라 삼척석탄화력발전소와 동해시 석탄화력발전소가 삼척시청 반경 5㎞ 안에 있다. 삼척시는 시민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위협하는 발암물질에 포위된 상태다.
삼척시, 동해시 그리고 강릉시에는 이미 운영 중인 석탄화력발전소 외에 또 다른 발전소가 추가로 건설되고 있다. 삼척에선 포스코가 2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강릉에는 삼성물산이 2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다. 동해시에서는 지에스(GS)동해전력이 석탄화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삼척과 강릉에 발전소를 지으면서 주민설명회나 주민공청회 등은 생략됐다. 기후위기를 말하고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화력발전소를 폐기하기는커녕 추가로 짓고 있는 것이다.
깨끗한 자연생태계를 상징하던 동해안이 오염원을 내뿜는 굴뚝에 자리를 내줬다. 오랜 세월 바다 등 자연생태계에 의존해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자연생태계를 복원해야 한다. 개발과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지구라는 별을 파괴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강릉·삼척·동해=사진·글 장영식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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