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우정읍 매향리 앞 농섬에 처음 간 때는 2000년 5월이었다. 미군이 사용한 열화우라늄탄에 의한 방사능 피폭 여부를 확인하려고, 썰물 때를 기다려 갯벌을 가로질러 30여 분을 걸었다. 잠시 사격이 멈춘 농섬은 포탄에 깨져 원래 모습을 잃어갔고, 어른 키만 한 폭탄이 갯벌 여기저기에 방치돼 있었다. 미 공군 사격장인 쿠니사격장이 폐쇄되기 5년 전이었다.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미군은 매향리(당시 이름 고온리)에서 불과 1.5㎞ 떨어진 농섬에 시험 삼아 사격훈련을 시작했다. 1954년 미군 주둔 뒤 본격적으로 포탄 세례를 퍼부었다. 1년 중 250일, 1일 평균 11시간, 15~30분 간격으로 폭탄을 투하했다. 50년 넘는 폭격으로 아직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동네에 이번에는 군비행장이 들어올지 모른다는 소식이 들린다. 폭격의 아픔을 겪은 주민들은 다시 불안에 빠졌다.
2021년 4월14일 주민의 안내를 받아 다시 농섬을 찾았다. 2006년 폭격장이 폐쇄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바람이 불고 물이 들고 날 때마다 섬과 갯벌에선 녹슨 포탄과 파편이 끝없이 드러난다. 미 공군과 우리 군에서 정화 작업을 했지만, 주민들은 아직도 포탄을 치우고 있다.
화성=사진·글 김진수 선임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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