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들은 ‘신의 약속을 받은 땅’이라고 믿는 가나안(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쪽 지역의 옛 이름)에서 살려고 이스라엘을 세웠다. 1917년 영국 외무장관 아서 밸푸어의 선언을 시작으로 1948년 5월14일 이스라엘이 건국됐고, 팔레스타인에 살던 아랍인들과 크고 작은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이곳은 지구의 화약고가 됐다. 1993년 오슬로협정으로 평화가 오는 듯했으나 협정은 지켜지지 않았고, 2017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선언하고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이에 전세계가 우려를 표했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거칠게 항의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국이 피점령국에 자국민을 이주 또는 거주하게 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4차 제네바협약에 따라 불법으로 규정된 정착촌을 거두지 않고 도리어 넓혀가고 있다. 그리고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거대한 분리장벽을 세우고 있다. 정착촌 안에는 이스라엘 군대와 경찰이 상주하며, 정착민들은 안전을 이유로 스스로 무장을 한다.
요르단강 서안지구 466번 국도변의 높다란 분리장벽과 정착촌 사이에 하캄씨가 산다. 집 밖을 나서면 보이는 8m 높이의 분리장벽은 그들이 마주한 현실이다. 종종 밤에 걸려오는 협박 전화는 악몽이다. 그럼에도 하캄씨는 떠나지 않겠다고 한다. 시오니즘(유대인들의 민족국가 건설을 위한 민족주의 운동)에 앞장선 헝가리 출신의 오스트리아 유대인 작가이자 기자인 테오도어 헤르츨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사람이 없는 땅, 땅 없는 민족을 위한 땅’이기 때문에 나라를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곳엔 사람이 있다. 하캄씨가 소박하게 바라는 것이 있다. “자식들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슬퍼요. 스무 살 된 아들은 아직 바다를 본 적이 없어요.”
지난해 7월 이스라엘 의회는 이스라엘을 유대인의 민족국가로 규정한 ‘유대민족 국가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원조를 삭감했으며, 팔레스타인 병원 지원 예산도 취소했다. 중동의 오랜 화약고이자 ‘신의 약속을 받은 땅’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듯하다. 그들의 신은 다른 신을 믿는 이들에게 야박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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