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 벌교의 작은 섬 장도에는 300여 명이 산다. 하나뿐인 학교 ‘벌교초등학교 장도분교장’. 2016년 친구들이 뭍으로 떠나 6학년 김이건(13)이 홀로 남았고, 지난해 김성현(34) 교사가 새로 부임했다. 그렇게 둘의 특별한 수업이 시작됐다.
자전거를 타고 학교를 다니는 이건이의 수업은 오전 9시쯤 시작된다. 책 한 줄 읽기도 버겁고 곱셈, 알파벳도 서툴기만 했다. 이건이를 위해 선생님은 아침부터 밤까지 일대일 밀착 교육을 한다. 이건이가 수업을 잘 따라오면 수업시간, 어려워하며 머리를 싸매면 쉬는 시간이 되는 섬마을 학교. 볕이 좋은 날에는 예정에 없던 야외 수업을 한다. 점심에는 영양사와 조리사 역할까지 하는 선생님이 이건이와 나눠 먹을 밥을 안쳐놓고 수업하기도 한다. 섬 곳곳에 둘이 땀 흘려 키운 것들이 식탁에 오르고, 달콤한 간식이 되기도 한다.
수요일마다 두 사람은 배를 타고 특별한 외출을 한다. 본교인 벌교초등학교에서 열리는 공동학습을 위해서다. 기상 악화로 돌아오지 못하는 날이면 이건군이는 선생님 집이 있는 전남 고흥에서 자기도 한다. 고흥에서뿐만 아니라, 매주 성현씨를 만나러 장도에 들어오는 아내 권진희(35)씨와 두 아들 강유(7), 신유(4)는 이건이와 친형제처럼 어울려 논다.
벌써 6학년 1학기가 끝나가고, 내년에 이건이는 인천 아버지 곁으로 가 중학생이 된다. 더는 학교에 다닐 만한 나이대 아이가 없는 섬 장도. 선생님도 섬을 떠날 것이다. 이대로라면 하나뿐인 장도의 학교가 내년엔 문을 닫게 된다.
전화신청▶ 1566-9595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http://bit.ly/1HZ0DmD
카톡 선물하기▶ http://bit.ly/1UELpok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1호 헌법연구관’ 이석연, 이재명 판결에 “부관참시…균형 잃어”
[단독] 경호처 말바꾸기…관저 유령건물에 “스크린골프 검토했다 취소”
홍철호 사과에도 “무례한 기자” 파문 확산…“왕으로 모시란 발언”
이재명 선거법 유죄 판결 ‘정당’ 43% vs ‘부당’ 42% [갤럽]
‘자녀 입시비리’ 의혹 조국 12월12일 대법 선고
“우크라군, 러시아 ICBM 발사”
육군 훈련병 뜀걸음 중 의식 잃고 숨져…입소 사흘째
푸틴 “우크라에 ICBM 아닌 중거리미사일 발사”…러 “미국에 사전통보”
“박정훈 항명 무죄” 탄원 서명, 하루도 안 돼 1만5천명 돌파
검찰, 이재명 ‘선거법 위반’ 1심 판결에 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