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오래 살아서 별걸 다 본다. 일찍 갔으면 이런 꼴 안 보는 건데.”
18살에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로 시집와서 평생을 사신 장경순(86) 할머니는 한숨을 쏟아내며 말했다.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에 텃밭에서 피를 뽑고 물을 주며 하루를 시작했던 할머니는 요즘은 몸이 힘들어 못 일어나겠다고 한다. 조용하던 시골마을에 난데없이 들이닥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때문이다.
집과 집회 장소인 마을회관 ‘평화캠프촌’을 오가며 쉴 틈 없는 장 할머니는 사드 장비 추가 반입이 예상된 지난 5월2일엔 자정까지 마을회관 앞 촛불집회장을 지켰다.
“평생 살아온 마을이 이 지경인데 내가 어떻게 안 나올 수 있겠나. 어느 누가 나라가 잘못되기를 바라겠나. 나라가 우리를 버린 거야.” 장 할머니는 다음날에도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고된 밭농사 일을 마친 뒤 늦은 저녁 촛불집회장을 찾았다. 집회를 마친 할머니는 보행 보조기를 밀며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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