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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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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날아든 곳, 여울

댐 수위 5m 양보하고 되찾은 공존…

경기도 연천 민간인통제구역 임진강 빙애여울에 겨울 둥지 튼 두루미들
등록 2016-12-29 20:39 수정 2020-05-03 07:17
바닥이 얕고 물살이 빨라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빙애여울은 천혜의 두루미 잠자리다. 2016년 12월19일 여울과 주변 자갈밭에 두루미와 재두루미 무리가 내려앉았다. 군남댐 담수 때문에 여울이 잠긴 2015년에는 물이 얼어 두루미가 찾지 않았다.

바닥이 얕고 물살이 빨라 한겨울에도 얼지 않는 빙애여울은 천혜의 두루미 잠자리다. 2016년 12월19일 여울과 주변 자갈밭에 두루미와 재두루미 무리가 내려앉았다. 군남댐 담수 때문에 여울이 잠긴 2015년에는 물이 얼어 두루미가 찾지 않았다.

경기도 연천 민간인통제구역의 임진강 빙애여울에 두루미가 다시 날아왔다. 여울은 바닥이 얕고 물살이 빠르게 흘러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는다. 얕은 물에 발을 담그고 자는 두루미가 좋아한다. 빙애여울은 사방이 트여 천적 삵의 접근을 미리 알아챌 수 있고, 주변 농경지에 먹이가 풍부하다.

두루미는 2015년 겨울 잠자리에서 쫓겨났다. 여울 하류에 만들어진 군남댐이 그해 10월 해발 31m로 수위를 높이자 여울은 사라지고 물이 얼었다. 북한 황강댐 수공에 대비해 임진강에 댐을 만들었지만, 갈수기 수자원을 확보하려고 담수를 해 두루미 잠자리가 잠겨버렸다. 잠자리로 이용할 수 없자 새도 더 이상 찾지 않았다.

2016년 겨울 댐 수위를 지난해 겨울보다 5m 정도 낮췄다. 빙애여울이 물 밖으로 드러났다. 잠자리를 빼앗기고 한뎃잠을 자던 두루미와 재두루미도 다시 날아들었다. 낮에 다슬기를 잡거나 물을 마시며 쉬던 새는 해가 지면 무리지어 여울에 모여 잠을 잔다.

인간과 새의 아슬아슬한 공존이 다시 시작되었다.

빙애여울 바로 밑 장군여울 터. 이곳도 두루미 잠자리였지만 댐이 만들어진 뒤 물에 잠겨 겨울엔 빙판으로 변해버린다.

빙애여울 바로 밑 장군여울 터. 이곳도 두루미 잠자리였지만 댐이 만들어진 뒤 물에 잠겨 겨울엔 빙판으로 변해버린다.

어둠이 내려앉은 빙애여울. 해가 지면 두루미가 무리지어 날아와 밤을 보낸다.

어둠이 내려앉은 빙애여울. 해가 지면 두루미가 무리지어 날아와 밤을 보낸다.

율무밭의 두루미 가족. 뿌리 밑동을 길게 남기는 추수 방식 덕분에 먹이 경쟁 관계에 있는 기러기류는 오지 않는다. 다리가 긴 두루미가 안정적으로 먹이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율무밭의 두루미 가족. 뿌리 밑동을 길게 남기는 추수 방식 덕분에 먹이 경쟁 관계에 있는 기러기류는 오지 않는다. 다리가 긴 두루미가 안정적으로 먹이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해가 지자 두루미가 잠자리로 날아간다.

해가 지자 두루미가 잠자리로 날아간다.

댐 수위를 해발 26m 아래로 유지하는 군남홍수조절댐.

댐 수위를 해발 26m 아래로 유지하는 군남홍수조절댐.

연천(경기도)=<font color="#008ABD">사진·글</font> 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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