볕이 따스한 3월14일 경남 창녕으로 ‘꽃 마중’을 나갔다.
산으로 이어진 양지바른 곳에 키가 손마디만 한 ‘할미꽃’(사진 ②)이 허리를 숙이고 있다. 아침 해에 줄기의 솜털은 하얗게 눈부시지만 ‘노루귀’(③)는 하루 시작이 조금 빠르다. 분홍 꽃봉오리가 활짝 터지지 않았다. 봄에 가장 먼저 꽃을 피운다는 ‘변산바람꽃’(④)은 남녘에선 이제 끝물이다. 아기 볼 같던 연분홍 꽃잎이 스러진다. 늦은 봄 마중에 마음만 바쁜 상춘객을 ‘너도바람꽃’(⑤)이 위로해준다. 생각 못한 만남이 반가운데, 볕 들고 바람 누그러진 곳 양보하고 겨우 큰 바위 옆에서 꽃대를 밀어올렸다.
산행의 절정은 수북한 낙엽을 뚫고 여기저기 쑥쑥 올라온 노란 ‘복수초’(⑥) 군락. 주변의 가시덤불 덕분에 숲 속 비밀정원이 사람 손을 타지 않았을까? 지난가을 쌓인 낙엽과 자갈 더미에서 노란 봄꽃이 쏟아져내리며 번져 있었다. 새하얀 꽃받침이 탐스러운 ‘꿩의바람꽃’(⑦)을 뒤로하고 일행은 ‘만주바람꽃’(①)을 찾는다. 해가 중천인데 작고 여린 꽃봉오리를 오므리는 중이다. 산의 북사면 차가운 땅을 뚫고 나왔지만, 산중의 그늘이 아직 겨울처럼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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