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3일 밤 프랑스 파리 시내에서 갑자기 총성이 울렸다. 테러 현장에서 10분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저녁을 먹던 나와 친구들은 뉴스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뉴스 속보에서 사망자 수가 분 단위로 올라갔다. 우리는 모두 공포에 떨며 지금 여기서 움직이는 것은 좋지 않다는 의견을 모았다.
1층에 앉아 뉴스를 확인하던 우리에게 바 주인은 2층으로 올라가라고 했다. 그리고 추가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1층을 철문으로 굳게 잠갔다. 금연으로 지정됐던 바는 어느새 사람들의 담배 연기로 가득했다. 사람들은 가족 또는 친구들에게 ‘나는 안전하니 걱정하지 말라’고 연락했다.
11월13일 저녁 파리 테러 현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바에 손님들이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대기하고 있다. 이날 테러로 민간인 132명이 사망하고 30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테러 이틀 뒤, 추모를 위해 사고 현장을 찾았다. 식당 그리고 건너편 세탁소 창문에는 테러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유리 파편이 채 치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곳은 시민들의 일상이 깃든 삶의 터전이었다. 여느 주말과 달리 지하철 플랫폼은 한산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거리로 나오기 시작했다. 추모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중간에 거짓 경보가 울려 사람들이 대피하는 일도 있었다. 그런 공포에도 추모 행렬은 끊이지 않았다.
테러에 저항하는 가장 강력한 방법은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일상을 지속하는 것이라고 파리 시민들은 말했다. 이는 파리시를 상징하는 라틴어 모토인 ‘Fluctuat nec Mergitur’, 즉 ‘파도에 흔들리지만 가라앉지 않는다’는 정신을 드러내는 일이었다.
테러 발생 일주일 뒤, 파리 시민은 자신의 삶을 유지하고 있다. 104예술센터에선 젊은이들이 춤을 연습하고, 카페테라스에선 많은 사람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에펠탑은 자유·평등·박애를 상징하는 프랑스 국기로 물들여졌고, 레퓌블리크 광장의 촛불은 밤늦게까지 꺼지지 않았다. 여전히 경비는 삼엄하고 사이렌 소리는 잦았지만 그들은 자신의 방법으로 파리를, 그리고 파리지앵의 일상을 지키려 노력하고 있다.
11월21일 저녁 7시께, 프랑스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을 경찰들이 순찰하고 있다.
11월21일 저녁 파리19구에 위치한 104예술센터(Le Centquatre)에서 젊은이들이 퍼포먼스 연습을 하고 있다.
11월21일 저녁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서 시민들이 테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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