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이주의 사진] 길 · 중국 웨이하이시 항구의 일몰

등록 2005-06-02 00:00 수정 2020-05-03 04:24

▣ 곽윤섭 기자 kwak1027@hani.co.kr

1. 길


이 사진은 선유도 공원 구름다리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셔터를 누를 당시에는 ‘아, 이 사진 잘 나올 거 같다’고 생각하면서 눌렀지만, 막상 디지털 카메라의 LCD 화면을 통해 보니 뭔가 조금 모자란 것 같고 모니터로 봐도 그랬습니다. 하늘과 다리를 자르고 조깅하는 사람을 더 당겨서 찍을 걸 그랬습니다.
그런데 사진을 찍을 때는 왜 다리와 하늘을 무조건 넣으려고 했을까요. 다리와 하늘이 있어야 사진이 좋아질 듯해 다른 시도를 할 생각을 못했나 봅니다. / 동구리

광고

셔터를 누르기 전에 맨눈으로 이 광경을 보았을 땐 저 뒤의 다리와 하늘, 그리고 건물의 스카이라인이 더 잘 보였을 것입니다. 사람의 눈은 일안접사렌즈(SLR)의 50mm와 비슷한 화각을 가졌다고 하는데 지금 이 사진보단 더 망원인 셈입니다. 게다가 사람은 선택적으로 시선을 모으는 고유의 기능이 있기 때문에 비록 600만불의 사나이나 소머즈처럼 눈에 망원렌즈가 들어 있진 않아도 한곳을 집중해서 잘 (큰 것처럼)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눈으로 볼 땐 다리, 하늘, 스카이라인이 모두 볼 만하므로 프레임에 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막상 카메라로 들여다보면 렌즈가 광각이라 특히 멀리 있는 사물들이 더 작게 보이게 됩니다. 사진을 찍어놓고 보면 맨눈으로 보았을 때와 많이 다를 것입니다.

저도 아래쪽 사람을 더 당기고 싶다는 생각에 공감합니다. 움직이는 인물이라 찍을 땐 잘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늘어진 그림자가 사진에선 정지 화면으로 잘 보여서 그럴 것입니다. 움직이는 그림자는 셔터를 누르기 전에 어떻게 찍을지 계산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 사진은 전체적으로 보아 그리 나쁘지는 않습니다. 아래위로 길게 뻗은 도로와 그 위아래로 다리와 사람이 각각 자리한 것이 적절히 균형을 이룬 사진입니다.

광고

2. 중국 웨이하이시 항구의 일몰

한국으로 돌아오기 직전 배에서 찍은 일몰 사진입니다. 가로로 찍어 물의 비중을 조금 키운 사진도 있지만 구름이 좋아 보여서 이 사진을 올렸습니다. /오란씨

광고

구름이 보기 좋고 아래쪽 건물들의 실루엣과도 비율이 잘 맞습니다. 물에 비친 건물과 하늘도 아름다울 것 같은데 그것을 살렸더라면 더 좋았겠습니다.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광고

4월3일부터 한겨레 로그인만 지원됩니다 기존에 작성하신 소셜 댓글 삭제 및 계정 관련 궁금한 점이 있다면, 라이브리로 연락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