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근 눈” 대신 잠들지 않는 남도에는 아침부터 비가 흩뿌렸다.
4·3 당시 제주에서 광주형무소로 끌려갔다 숨진 양천종(당시 54)씨가 75년 만인 2024년 12월17일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 가족 품에 안겼다. 할아버지의 유해를 품에 안은 제주4·3희생자유족회 행방불명인협의회장 양성홍(78·왼쪽 둘째)씨가 제주공항에서 아버지를 기다리던 백발의 딸 양두영(97·가운데)씨에게 하얀 보자기에 싼 유골함을 건넸다. 휠체어에 탄 딸은 두 손으로 건네받고 “아버지”라고 얼굴을 묻고 비비며 슬픔과 그리움을 드러냈다.
이날 제주 4·3 희생자 신원확인 보고회가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렸다. 도 외 지역에서 확인된 4·3 희생자 유해가 봉환된 건 두 번째이고, 유전자 감식으로 신원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천종씨의 유해는 제주4·3평화공원 안 봉안관에 안치돼 영면에 들었다. 마지막으로 유해함의 이름을 확인하고 안치되는 모습을 본 딸 양두영씨는 “맨날 걱정했는데, 오늘 아버지가 돌아왔수다. 우리 땅에”라고 마지막 작별 인사를 건넸다.
제주=사진· 글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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