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북서부 노이아 강어귀에서 2022년 12월19일 새벽(현지시각) 한 조개잡이 할머니가 파도에 몸을 맡긴 채 어구를 이용해 대합과 꼬막 등 조개를 채취하고 있다. 다른 조개잡이들이 밝힌 불빛이 뒤쪽에서 반짝인다. 북쪽과 서쪽 면이 대서양에 접한 갈리시아 지방의 조개잡이 대부분은 여성이다. 이들은 밤새워 모래톱 속에서 조개를 캐낸다. 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한 과거에는 노동자로서 권리도 행사하지 못했다. 1990년대 들어 어민조합에 가입하면서 수산물 분야 노동자의 권리를 누리게 됐다. 최근 스페인 전역에서 일하는 3만여 명이 단체를 이뤄 권리를 보호받고 있다.
꼬막의 고장인 전남 벌교 여자만에서 널배(갯벌에서 빠지지 않고 이동할 수 있게 만든 나무썰매)를 밀며 조개를 캐는 사람도 모두 여성이다. 남성은 이들이 널배에 꼬막을 가득 싣고 뭍으로 올라올 때쯤 불을 피우고 기다린다. 그리고 조개잡이 여성의 몸이 녹길 기다려 경운기에 널배와 꼬막을 싣고 함께 마을로 돌아온다. 헤드랜턴 불빛에 기대 밤새워 일하는 갈리시아 조개잡이의 주름진 얼굴이 여자만을 누비는 남도 여성과 닮아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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