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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이를 악물고 오르는 벽

등록 2022-10-15 02:28 수정 2022-10-15 09:04

‘인간 거미’ 서채현 선수가 2022년 10월10일 서울 잠원 한강공원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 리드 종목 경기에서 더 높은 곳의 홀드를 잡으려고 뛰어오르느라 이를 악물고 있다.

열아홉의 서채현은 이날 가장 높은 톱(Top) 홀드를 잡아 공동 1위에 올랐다. 10월13일 열린 결선 경기에서도 서 선수는 43개의 홀드를 잡아, 도쿄올림픽 8위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서 선수뿐 아니라 오가영(16), 김자인(34)이 2·3위에 올라 우리 선수들이 이 부문 금·은·동을 모두 쓸어담았다.

우린 이따금 거대한 벽 앞에 멈춰서 고개를 숙인다. 그래도 숨을 고르고 힘을 쥐어짜 손을 뻗어 한 칸을 더 오른다. 하지만 ‘홀드’란 이름의 지푸라기를 단번에 잡아채지 못하면 추락이다. 클라이밍을 할 땐 안전띠를 묶지만, 실제 세상엔 안전띠도 그물망도 없다. 그래서 우린 오늘도 서채현을 꿈꾸며 입술이 터지도록 이를 악문다.

사진·글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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