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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행열차는 생활을 싣고 [한컷]

등록 2021-04-18 00:28 수정 2021-04-23 11:18
신화 선보한

신화 선보한

중국 남서부 쓰촨성 산간지역을 운행하는 5633 완행열차 안에서 4월11일 어린이들이 객차에 실린 거위 사이를 지나가고 있다. 이 열차는 다량산 산간지역을 평균 시속 40㎞ 아래로 주행한다. 푸슝에서 판즈화까지 26개 역을 지나며 353㎞를 달리는 데 11시간 넘게 걸린다. 차표 가격은 거리에 따라 2위안부터 25.5위안(약 342~4360원)까지다.

다량산·샤오량산 일대는 ‘불의 민족’이라 부르는 소수민족 ‘이족’의 최대 거주지이자 경제적으로 낙후된 빈곤지역이다. 산간지역 주민들은 이 열차로 학교에 다니고, 병원을 가고, 장에 간다. 해서 객차 안은 들에서 재배한 채소와 곡물, 농가에서 키운 닭, 오리, 거위로 빼곡하다. 중국 대도시에선 얼굴을 대면 3초 만에 개찰구가 열리는 고속철(가오톄)이 운행 중이다. 하지만 이 지역에선 5633 열차가 산맥 바깥의 세상과 마을을 이어주는 배움과 희망의 통로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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